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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의 새해 꿈은 축구강국? (일)

Posted January. 05, 201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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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은 북한 축구엔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북한팀은 본선에서 포르투갈에게 7-0으로 대패하는 등 3전 3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한국팀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1일 발표된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교육문화체육 부문의 목표를 언급하면서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명성 높은 축구강국, 체육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강국이 체육강국보다 우선적인 과제라는 것이다.

2006년 20세 이하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북한이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007년 북한 신년사설에서 여자축구를 비롯한 국제체육경기들에서 특출한 성과들을 이룩했다며 축구를 언급한 적이 있지만 축구강국의 꿈을 신년사설에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축구광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2008년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이 김정일종합대와 평양철도대 간의 축구경기에서였다. 또 2009년 8월 월드컵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두고 그는 선수단에 본선에 꼭 진출해 달라는 친서를 보냈고, 현지에 북한 요리사까지 보내줬다. 후계자인 3남 김정은도 대표팀 훈련장을 여러 차례 찾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이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실망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최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월드컵 뒤 김정훈 감독은 출당 조치를 당했고, 장산 축구협회 부위원장과 체육성 조직비서는 6개월 노동교화형을 받았으며, 대표선수들은 모두 사상비판에 회부됐다고 전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