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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전 사겠다 러브콜 쇄도 (일)

Posted July. 22, 20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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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은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며 외치고 있지만, 정작 제품을 판매하는 주인은 별 반응이 없다.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싼 최근의 형국이다.

멕시코, 필리핀, 아르헨티나 등에서 잇따라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 도입 의사를 보였고, 원전 관련 기업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전후로 한껏 고무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잇따른 러브콜에 대해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황주호 교수는 한국이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화려한 데뷔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와도 원전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황 교수는 이는 미국, 프랑스 등 기존 원전 수출국들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며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인 국가들이 뛰어난 원전 운영 능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한국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지식경제부는 도입 의사를 밝힌 국가가 많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정작 터키도 실제 수출까지 이어지려면 많은 단계가 남았기 때문에 흥분할 필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부가 철저히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UAE 원전 수주 이후 경쟁국들의 견제가 심해졌기 때문. 지경부 관계자는 필리핀, 아르헨티나 등이 한국에만 원전 도입 의사를 타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경쟁국들이 한국 견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먼저 흥분해 카드를 다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무조건 뛰어들지 않고 사업 규모, 리스크, 국내 역량을 고려한 뒤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중동()의 배경에는 기술력에 수출 계약을 위한 노하우까지 갖췄다는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경부는 원전 수출은 기술력에 협상 능력이 더해져야 한다며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기 위해 조직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해 정치, 경제, 외교 등 온갖 변수가 존재하는 계약을 해봤고, UAE에서는 피를 말리는 입찰까지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원자력 인력 수급 계획을 마련해 장기적인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이공계 대학원 중 몇 곳을 선정해 토목, 기계 등 전공 지식과 원전 관련 지식을 함께 가르치는 투 트랙 대학원을 개설하는 한편 원전 건설 및 운영 경험이 있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인력 수요와 공급에 대한 분석은 마쳤고, 그에 맞는 양성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관련 부처와 논의해 8월 중 세부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