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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초부터 글로벌 공격경영 박차

삼성전자, 연초부터 글로벌 공격경영 박차

Posted January. 15, 201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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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달 초 아프리카의 모로코 지사를 모로코 법인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로써 아프리카 대륙의 삼성전자 해외 법인은 종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인과 함께 2개로 늘었다.

모로코 지사를 법인으로 확대 개편한 것은 올해 더욱 거세질 삼성전자의 신흥시장 공격 경영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아프리카 총괄조직을 신설해 신흥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터뜨린 바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집중했던 역량을 신흥 시장에도 좀 더 정교하게 늘려 나가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공격 경영이 연초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다 그룹 총수가 공식 활동을 재개하면서 공격 경영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왜 공격 경영인가

삼성전자가 공격 경영의 깃발을 내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 경영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100조-영업이익 10조의 성벽을 한국 기업 최초로 넘어섰지만 올해 실적은 그보다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안팎에서는 지난해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달 승진한 이재용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는 첫해다. 오너가 경영에 복귀한 만큼 공격 경영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사장 호의 첫 실적이 나오는 해이기 때문에 각 사업부문 수장들도 더욱 부담을 갖고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대외 활동을 시작한 점도 글로벌 공격 경영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은 최근 전자박람회 CES 2010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현직 위원들과 만찬을 가져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열등생은 우등생으로

공격 경영의 주요 타깃 품목은 세계시장에서 아직 선두를 차지하지 못한 사업 분야다. 가전 분야가 대표적이다. 문강호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지털에어솔루션(DAS) 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에어컨 사업이 부진했지만 올해 해외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해 정상에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에어컨으로만 국내외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노트북 사업도 올해 도전의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200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큰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올해는 프리미엄 노트북을 앞세워 미국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이미지 굳히기

캐다나 밴쿠버 겨울올림픽(2월), 중국 상하이 엑스포(5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6, 7월), 싱가포르 유스 올림픽(8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11월).

올해는 유독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스포츠 대전이 몰린 해다.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업체인 행사만 밴쿠버 겨울올림픽,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등이다. 스포츠 마케팅은 세계인에게 글로벌 1위 이미지를 알리기 좋은 기회. 광고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행사 후원은 일반 광고와 달리 스포츠를 지원한다는 순수한 목적과 의미가 부각돼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관련 정보를 자사의 휴대전화로 제공하는 와우(Wow) 서비스를 올해 더욱 강화키로 했다. 예년에는 올림픽 개최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 어느 곳에서든 관련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

공격 경영 성과 날 것

전문가들은 더 강화된 공격 경영이 예상되는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가전 분야에서도 활약이 예상된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에어컨은 특히 경쟁사에 비해 뒤져 있었는데 고효율, 친환경을 강조한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 따라 공격 경영의 한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원래 수익성을 잘 따져서 아니다 싶으면 무리해서 밀고 나가지 않는 편이라며 특히 미국 노트북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자사의 바이어인 애플과 델을 의식해 무조건 공격 경영을 펼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