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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회 통과할 확률 50%서 20%로 떨어져

Posted May. 26, 20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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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서한이 FTA 당위성 입증 VS 오리알 돼선 안돼=청와대는 25일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오바마 상원의원의 한미FTA 반대 발언 배경과 향후 FTA 비준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상원의원의 반대입장 공개 표명으로 한미 FTA가 한국에 불리한 것이라는 국내의 반대론 명분이 오히려 약해진 셈이라며 오바마 서한이 국내의 FTA 비준론에 동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미국이 대선전에 들어가면 대선후보들이 표를 의식해 비준이 힘들다. 부시 대통령도 이 때문에 미 의회에 대선 전 통과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그에 보조를 맞춰 한국이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양국 이익에 좋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한국의 조기 비준이 미 의회에 압박수단이 되면 미국이 대선 전에 비준을 끝낼 수도 있다며 임시국회를 통해 조속히 비준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도 오바마 상원의원이 FTA는 불평등 협약이라고 하는 바람에 명분이 생겼다.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증거 아니냐며 당연히 빨리 처리해서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국에서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줬는데 미국에서 처리를 안 해주면 미국의회나 정치권에 신뢰의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여권의 논리다.

반면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조기 비준을 해준다면 자칫 낙동강오리알 신세가 되어 미국에게 (FTA 재협상 과정에서) 백지수표를 내줄 수 있다며 신중한 전략적 선택을 요구했다.

5월 2차 임시국회서 재격돌, 7월이 마지노선=한나라당은 오바마 발언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해임 건의안 부결,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지지도 상승 기류 등으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는 판단 하에 26일부터 열리는 17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강하게 야당을 압박할 예정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내일(26일)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만날 생각이며 강재섭 대표도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회동을 추진 중이다면서 17대 국회 마지막 날인 29일이 마지노선인 만큼 나흘간 물밑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 측에서 회동을 피하는 등 힘든 상황이지만 정치가 원래 벼랑 끝에서 타협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미루며 18대 원 구성 협상 전술로 사용하려 한다면 야당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고 압박했다.

만일 26일부터 열리는 17대 임시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된다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는 것이 여권의 기대다.

그러나 민주당은 17대 국회에서 FTA가 통과된 뒤 농업 등 일부 산업의 피해가 가시화된다면 민주당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다수당인 18대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이 민주당 측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임채정 국회의장도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1야당인 민주당이 최소한 표결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한 17대 국회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이 때문에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7월 정도로 보고 있다. 8월부터는 미국 의회가 여름휴가와 대선 분위기에 따라 개점휴업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6월부터 시작되는 18대 국회에서 임시국회를 열어 FTA 처리를 시도한다는 것이 여권의 2단계 복안이지만, 원 구성 협상이 최대 걸림돌이다. 아직 상임위 숫자 조정문제,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진행 중이다. 과거에도 6월에는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공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구성 협상에 합의점을 찾아 6월 임시국회가 열릴 경우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해 즉시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논리적으로는 민주당이 반대하더라도 한나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경우 과반수가 넘는 한나라당의 찬성만으로 비준동의안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18대 국회 첫 임시국회에서 여당 단독 처리를 강행한다면 야당들이 강하게 반발할 게 뻔해 여당도 부담감이 커진다. 민주당 등 야당이 새로 한미 FTA를 검토해야 한다며 청문회, 공청회 개최 등을 요청하며 지연시킬 경우에도 6월 처리 여부는 불투명해진다.

한일한중 FTA에도 긴요, 그러나 하반기 넘길 경우 비준 난망=그러나 만약 원구성 협상에 실패해 7, 8월로 회기가 넘어갈 경우 한미 FTA 통과 가능성은 더욱 요원해진다.

우리나라에서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키더라도 미국 의회에 통과를 압박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지며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9월 정기국회로 넘기자는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미국 의회에서는 오바마 상원의원 외에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한미 FTA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순서상 앞 차로 여겨지는 미- 콜롬비아 FTA 처리가 무한정 연기돼 있는 가운데 오바마 의원이 기존 보다 훨씬 강경한 어조로 반대를 분명히 함에 따라 미 행정부가 비준동의안을 제출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권은 특히 오바마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미 FTA는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대선으로 인한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늦어도 9월까지는 미 의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돼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국회에서는 늦어도 7월까지, 정히 안 되면 휴가철인 8월 임시국회라도 열어 비준안을 통과시켜 미국을 최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 여권의 비장한 각오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FTA 비준안을 우리가 통과시키면 부시 대통령 임기 내 미 의회에서 통과될 확률이 50% 가량이고, 우리가 처리 못하면 확률은 20% 가량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