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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FTA

Posted May. 26, 20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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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안팎의 시련을 맞아 표류 위기에 처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킨 후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압박한다는 전략이었으나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의 반대 벽에 막혔다. 야 3당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통과를 위해 2629일 소집한 임시국회에 응할 뜻이 없음을 25일 분명히 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자리를 굳힌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미 FTA 반대를 천명한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의원은 23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매우 결함 있는(badly flawed) FTA라고 믿는다며 의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 상태대로 한미 FTA를 비준해 준다면 이는 한국의 수출업자들에게는 미국 시장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을 주는 반면 미국은 한국 시장에 상호적인 접근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차기 원내대표는 25일 오바마 의원이 불평등 협약이라고 할 정도로 한미 FTA는 우리에게 유리하다. 하루빨리 통과시켜 미국을 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야 대표 회담을 추진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 FTA의 운명이 결정될 상황이라며 한국만 FTA를 비준해 준다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 의회는 대선 때문에 9월 초가 되면 개점 휴업 상태가 되기 때문에 안건 처리 절차를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한미 FTA 안건이 상정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6월 말이나 늦어도 7월 초에는 국회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건은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다.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을 원 구성 협상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어서 6월은커녕 7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친박 복당이 이뤄지고 민주당이 반발할 경우 원 구성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우리가 정치 논리에 얽매여 한미 FTA 비준을 못하는 사이 미국 의회가 대선 정국으로 빠져들어 현안에서 손을 떼거나 혹시라도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 한미 FTA는 영영 물 건너간다며 한미 FTA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종구 이기홍 jkmas@donga.com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