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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다운 군 다시 보고 싶다

Posted February. 29, 2008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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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제46기 학군장교(ROTC) 임관식에 참석해 치사를 통해 군에 감사하고 군을 존중하며 아끼는 사회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뜻을 높게 기리는 일을 꼭 하겠다면서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알고, 군복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게 만들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군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대통령의 뜻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군 출신 대통령들에게서도 듣기 어려운 것이었다. 김장수 국방장관을 비롯해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임관식에 참석한 군 수뇌부도 최고통수권자의 말에 고무됐을 것이다. 2년간의 힘든 군사교육을 마친 뒤 소위 계급장을 달고 대통령과 굳은 악수를 나눈 4297명의 학군장교들도 가슴이 벅찼을 것이다.

군은 사기()와 명예, 자존심을 먹고 사는 집단이다. 조국과 국민에 대한 군의 높은 충성심은 결코 지휘관의 명령이나 정신교육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이 자신들의 헌신을 알아주고 고마워 할 때 목숨까지도 던질 각오가 생기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희생 장병들의 예우 수준을 국가유공자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본말이 전도된 대북() 포용정책은 우리 군에 큰 상처를 입혔다. 2002년 북의 선제공격으로 벌어진 서해교전에서 순직한 해군 장병 6명이 정부로부터 홀대를 당한 일과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후 정부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양보 움직임은 군의 존재 이유마저 흔든 뼈아픈 사례다. 이들 정부는 심지어 주적()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병사들을 양산시켰다.

북한은 대화의 상대이면서 또한 대결의 상대임을 망각한 유화책으로 국민의 안보불감증이 깊어졌고, 덩달아 해이해진 군의 기강 속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았다. 이상희 국방장관 후보자가 그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강한 군대보다 편한 군대를 민주군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꼬집은 것은 아픈 지적이다. 안보와 평화, 그리고 경제를 위해서도 군이 다시 바로 서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