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저학력 일자리 줄고 임금격차 커졌다

Posted February. 10, 2008 03:11,   

日本語

중국과의 교역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임금 부문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부가가치가 낮고 노동집약적인 생산 과정을 중국에 넘기면서 국내에서는 저학력자의 일자리가 줄고 임금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교역 확대로 기업의 사업 기회가 많아지면서 기술력과 기획력을 갖춘 고학력자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채용하고 있으며 저학력과 고학력자 간의 임금 격차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런 내용을 담은 동아시아 지역 아웃소싱이 한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2004년 아웃소싱 생산액 1990년의 8배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중 중국에 아웃소싱한 중간재 생산액 비율은 2004년 기준 1.6%로 1990년(0.2%)의 8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단순 부품을 만들거나 옷 원단을 생산하는 등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학력 저임금 근로자들이 하던 일이 중국으로 건너감에 따라 국내 근로자들의 학력 간 임금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업 분야의 경우 2004년 중졸자의 임금은 대졸자의 58%로 1993년의 65%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고졸자의 임금 수준도 2004년에 대졸자의 68%로 1993년에 비해 2%포인트 낮아졌다. 저학력자를 찾는 기업이 줄면서 실질임금도 크게 깎인 것.

이 같은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1990년대 중반부터 선진국 기업이 단순생산 과정을 중국에 아웃소싱하면서 선진국 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선진국이 개도국과의 교역을 확대할 경우 개도국의 고급노동자와 기술력 차이가 큰(비교우위에 있는) 선진국의 고급노동자는 더 유리해지는 반면, 개도국 단순노동자와 기술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어 상대적으로 덜 앞서는(비교열위인) 선진국의 단순노동자는 더욱 불리해지는 원리다.

한국의 각국에 대한 수출에서 차지하는 대중() 수출의 순위뿐 아니라 한국의 각국에 대한 수입에서 차지하는 대중 수입의 순위도 작년에 1위가 되는 등 최근 대중 교역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산업에서뿐 아니라 노동력 시장에서도 급격한 구조개편이 진행되면서 임금 시장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차이나 태풍 대졸 일자리도 위협

한편 대졸자들도 차이나 태풍의 무풍지대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고학력자조차 외국에 아웃소싱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국내 대졸자들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라는 것. 미국은 이미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대졸자의 업무 중 상당수가 인도로 넘어갔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안상훈 연구위원은 중국 충격을 막으려면 직업 훈련을 통해 저학력 근로자의 기술수준을 높이는 한편 일본에서 들여오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할 수 있는 고급 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용 신치영 legman@donga.com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