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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금융위기 불 끄기 고심

Posted January. 25, 20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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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큰 폭의 금리 인하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를 망설이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부양 vs 물가안정=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 연방기금 금리를 큰 폭(0.75%포인트)으로 내렸지만 유럽과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하지 않고 있다. 금리를 내려 경기를 살리는 것보다 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3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금융시장이 심각하게 조정되고 있지만 ECB는 물가의 고삐를 잘 조여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방송도 영국중앙은행(BOE)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음 달 회의에서 5.5%인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런민()은행 고위 간부의 말을 익명으로 인용해 중국 통화정책의 우선 목표는 인플레이션 수습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과 브라질 중앙은행도 각각 8.25%, 11.25%인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모두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발맞춰 금리를 내린 곳은 캐나다 중앙은행(0.25%포인트)과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앙은행(0.75%포인트) 등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FRB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직후 유럽과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공조해 자금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처럼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국제사회가 금리 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슬로베니아의 안드레이 바주크 재무장관은 23일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시간을 두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총력전에도 불안 심리는 여전=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금융위기에 대한) 대처방안이 확실히 있다고 강조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공화당과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긴급 경기부양책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도 월가의 주요 은행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최근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떠오른 채권보증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150억 달러(약 14조2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러시아도 미국을 도와 금융위기 진화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은 이날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러시아는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안전한 피난처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위기 구조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23일 뉴욕 증시는 6일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고 24일 일본(2.06%포인트)과 중국(0.54%포인트) 증시도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FRB의 금리 인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던 유럽 증시는 23일 하루 만에 다시 25%포인트가량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조치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록 공종식 myzodan@donga.com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