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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학위 수여업체 현지르포

Posted August. 22, 20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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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결제하면 5일 이내에 학위를 보내 주겠다. 비용은 학사학위 499달러, 석사학위 499달러, 박사는 599달러다. 세 가지 학위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주문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 원래는 1597달러인데 1038달러에 가능하다.

미국 로치빌대의 입학 상담관(advisor)은 거리낌이 없었다. 20일 기자가 전화를 걸어 인터넷 학교 홈페이지를 봤는데 믿어지지 않는다고 묻자 그는 자신 있는 어투로 단언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그대로다. 수업은 들을 필요도 없다. 로치빌대는 인생 경험을 중요시한다. 3년 이상의 직장생활 경력만 있으면 학사학위를 준다.

로치빌대는 미국 대부분의 주 정부 교육부가 웹사이트에 게시해 놓은 학위 비인가 대학 731개 중 하나다. 미국고등교육인증협의회(CHEA)의 인증을 받지 못한 이들 대학의 학위 사용은 텍사스, 오리건 등 상당수 주에서 금지돼 있다.

학력 위조 물의를 일으킨 한국의 지도급 인사와 유명인들이 받은 학위는 대부분 미국에서 딴 것이다. 본보 취재 결과 문제가 된 학교의 대부분은 상당수 주에서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현재 미국 내에는 수백 곳(일부에선 1000곳 이상으로 추산)의 가짜 학위 또는 비인가 학위 수여 업체가 성업 중이다.

미 회계감사원(GAO)이 2004, 2005년 실태 조사를 벌인 이후 잠시 주춤했던 학위 제조소(diploma mill)는 인터넷, 특히 쓰레기편지(스팸메일)를 강력한 고객 유치 수단으로 삼아 끈질긴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연간 매출액 규모가 5억 달러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온다.

이들 학위 제조소가 노리는 주요 미국인 고객층은 학위가 없어 승진이나 전직에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이다. 하지만 한국, 일본, 대만 등 경제적 여유가 있는 아시아권 고객들도 주요 시장이라고 대학 관계자들은 말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 지역 한글 업소전화부에는 수십 곳의 대학이 올라 있다. 유학생을 위한 비자(I-20) 서류를 발급해 주는 어학원 형식의 학교 외에도 이름이 알려진 대학과 유사한 이름으로 미국 대학 졸업장을 파는 곳이 많다. 온라인 교육을 표방하는 이들 학교 중엔 방 몇 개짜리 아파트가 대학 캠퍼스인 곳도 있다.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대(Columbia University)와 이름이 비슷한 컬럼비아스테이트대(Columbia State University)의 공동 운영자로 2004년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로리에 제럴드 씨는 법정 증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수도, 교재도, 커리큘럼도, 교육시설도 없다. 학사학위 과정은 책 1권을 읽고 원하는 분량만큼 요약본을 보내 오면 학위를 줬다. 석사과정은 여기에 6쪽짜리 리포트, 박사과정은 12쪽짜리 리포트만 보내오면 학위를 보내 줬다. 잘될 때는 한 학기에 60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