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2700만 원짜리 쏘나타 1786만 원에 팔아도 안 사요

2700만 원짜리 쏘나타 1786만 원에 팔아도 안 사요

Posted February. 12, 2007 07:41,   

日本語

1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외곽의 현대자동차 매장인 콜미어 현대.

이곳에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쏘나타와 싼타페, 한국에서 수출된 그랜저(수출명 아제라),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 등 100여 대가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고객은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매장 직원은 최근 들어 매장을 찾는 고객이 2030%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방문한 라스베이거스 사하라 거리에 있는 현대자동차 매장인 플래닛 현대도 사정은 비슷해 별로 손님이 보이지 않았다.

현대차는 가격이 싸고 품질도 좋아졌지만 미국시장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4만7205대이던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밀어내기 물량이 많은 12월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떨어져 올 1월에는 6개월 만에 41% 하락한 2만7721대까지 떨어졌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7월 3.2%에서 올 1월에는 2.6%로 급락했다.

중고차 제 값 받지 못하는 차는 구매꺼려

라스베이거스 플래닛 현대 매장에선 호텔 직원인 아널드 슈미츠 씨가 쏘나타 2.4를 구매하기 위해 직원과 흥정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2700만 원 정도에 팔리는 이 차의 권장소비자가격은 2만600달러(약 1936만 원) 정도. 하지만 매장 직원은 즉석에서 1600달러 할인한 1만9000달러(약 1786만 원)를 제시했다. 이 같은 가격은 한국소비자가 사는 가격의 약 66% 정도지만 슈미츠 씨는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며 그냥 돌아갔다.

현대차의 미국 내 무상 애프터서비스는 10년 10만 마일(16만 km)로 세계에서 최장 기간이다. 미국시장에서 지출하는 광고비도 한국시장의 3배를 넘는 등 마케팅도 활발하다.

그런데도 판매는 부진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는 편의장치가 많이 빠져 있고 한국세금이 미국보다 16% 정도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한국과 미국의 판매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해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

반면 플래닛 현대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도요타 매장에선 소나타의 경쟁상품인 도요타 캠리 2.4가 권장소비자가격 2만3000달러(약 2162만 원)에 할인 없이 팔리고 있었다. 78명의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어 활기찬 모습이었다.

콜미어 현대 대표 존 피터슨 씨는 한때 매달 300여 대를 팔기도 했지만 요즘은 절반도 안 된다며 더구나 파업으로 한국에서 자동차 수출까지 일시 중단되면 현대차가 쌓아온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자인 부족-낮은 브랜드 인지도 큰 요인

1일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있는 현대차 미국법인(HMA) 사무실에선 직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대책회의를 열고 있었다. 전달보다 8.2% 하락한 판매실적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파견 나온 현대차 직원 25명은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2시가 다 돼서 퇴근하고 있지만 판매가 회복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한 현지 직원은 미국 조사기관들은 현대차의 품질과 안전도가 높아졌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판매는 줄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석동빈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