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다음 달 초 대기업들을 상대로 열기로 했던 개성공단 분양 설명회를 전격 취소했다.
전경련은 통일부가 전경련에 대기업들의 개성공단 입주를 도와 달라고 협조 요청했다는 내용이 본보에 보도된 11일 조건호() 상근부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해 이같이 결정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기업이 압박감을 느낀다면 굳이 설명회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계획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달 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함께 여는 개성공단 분양 공동설명회와 별도로 6월 초 대기업 상대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한편 통일부는 본보 보도에 대해 대변인 명의의 해명자료를 내고 전경련에 대기업의 개성공단 입주 협조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건설지원팀장이 한국토지공사 임원과 함께 전경련을 방문했지만 단순한 사전 의견수렴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 김 팀장은 토지공사 윤 이사와 3월 3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국제협력실을 찾아와 시범단지 입주 기업이 대부분 소규모 가공업체라며 남북 경협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입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도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경련을 방문해 대기업의 개성공단 입주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통일부가 대기업이 회원사인 경제단체를 이례적으로 방문해 개성공단 분양 현황과 대기업 입주의 필요성을 설명했으면서도 문제가 불거지자 협조 요청을 한 것은 아니다고 발뺌하는 것은 유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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