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족집게 검거 숨은 제보자 있나

Posted April. 24, 2006 03:22,   

日本語

민주당 조재환(57) 사무총장이 전북 김제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던 최낙도(68) 씨에게 현금 4억 원을 건네받다 현장에서 붙잡힌 사건은 여러모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경찰은 사전에 이들이 만나는 시간과 장소는 물론 전달될 돈의 액수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누군가의 제보나 신고가 없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과연 경찰은 이런 고급 정보를 어디서 입수한 것일까.

또 최 씨가 김제에서 서울로 올라올 때는 고향 후배인 신모(51) 씨의 차를 빌려 탔다가 호텔을 빠져나갈 때는 다른 차를 이용했는데, 이 차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최 씨가 조 사무총장을 만나기 전 호텔에서 제3의 인물을 만났고, 최 씨가 그 사람의 차를 타고 호텔을 나섰다고 밝혔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함구했다.

경찰은 어떻게 알았나=경찰은 신 씨 등이 최 씨의 부탁을 받고 4억 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돈의 용처가 새 나갔고 이 내용이 경찰에 제보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 관계자는 선거사범 신고 보상금이 최고 5억 원에 이르는데 제보자가 있다면 신분을 숨긴 채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사의 단서는 돈을 건네기 3, 4시간 전 경찰관이 입수한 첩보라는 것.

이 관계자는 호텔을 나서는 최 씨를 그대로 보내준 데 대해 최 씨와 신 씨의 승용차를 잇따라 검문했는데 특별한 것이 없어 첩보 내용이 틀린 줄 알았다며 조 총장의 차에서 돈 상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조치도 취하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증폭되는 의문=그러나 최 씨의 승용차에서 아무런 물증을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호텔에는 17명의 경찰이 잠복해 있었는데 아무도 최 씨를 미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문이다.

또 최 씨가 호텔을 빠져나가면서 조 총장에게 경찰의 수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도 마찬가지다.

최 씨가 조 총장에게 돈을 건네기 전 호텔에서 만났다는 제3의 인물이 누구인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23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 씨가 조 총장을 만나기 전 제3의 인물을 만났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최 씨가 타고 간 승용차도 이 인물 소유의 차라는 것이다. 최 씨는 조 총장을 만나기 50분 전 호텔에 미리 도착해 있었다.

특별당비다 말바꿔=20일 현행범으로 체포된 조 총장은 최 씨가 트렁크에 선물을 싣는다고 해 열쇠를 건넸을 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으나 이틀 만에 말을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조 총장이 22일 추가조사를 받으면서 최 씨에게 받은 돈은 특별당비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당비일 경우 연말까지 영수증 처리를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특별당비를 마약 자금 건네듯 호텔에서 저녁에 은밀히 전하겠느냐고 말했다.

경찰은 조 총장에 대해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4일 오전 10시 반에 열린다.



이재명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