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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왜 갑자기 중국에 갔나

Posted January. 11, 200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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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돌파구 마련될까=정부는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 의혹을 둘러싸고 북-미 갈등이 갈수록 격화돼 6자회담이 표류하고 있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이 성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금융제재를 받으면서 6자회담에 나갈 수는 없다며 버티고는 있지만 무작정 6자회담을 외면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어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뭔가 극적인 상황 반전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후 주석의 방북 때도 김 위원장은 4차 6자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6자회담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에 힘들어하는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시간이 결코 북한 편에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핵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위폐 및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중국 수사당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등을 조사했고, 조사 결과 처리에 대한 열쇠 또한 중국이 쥐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중국 측의 속내를 들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일단 중국은 위폐와 6자회담은 별개라는 방침 아래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위폐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 당국의 설명을 계기로 관련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선에서 위폐 문제를 마무리하고 6자회담에 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중 경제협력 논의=김 위원장은 과거 방중 기간에 상하이() 등 경제발전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중국과의 경협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 주석의 방북 이후 두 달여 만에 김 위원장이 중국을 찾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후 주석은 지난해 10월 방북해 김 위원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북한이 국가 주도로 시장경제의 문을 더 넓히면 더 많은 지원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금 미국의 금융제재와 세계식량계획(WFP)의 식량 지원 중단이라는 악조건을 맞고 있다. 반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산업시설의 개건(개보수)을 강조하는 등 자금 수요는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홍콩 원후이()보는 중국이 북한의 경제회복을 돕기 위해 20억 달러의 장기 원조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중국을 방문한 노두철 내각 부총리는 중국과 해상에서 원유를 공동 개발하는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