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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기술 도둑 기업 비상

Posted May. 20, 200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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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피해=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은 19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회사 직원 7명이 개입된 산업스파이 사건으로 4조5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볼 뻔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인 양씨 등은 외국업체로부터 고액연봉 등을 받는 조건으로 작년에만 206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수출용 신모델의 소프트웨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에는 벤처기업 S사의 반도체 측정기계 설계도를 일본으로 빼낸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J사의 임원이 해외 경쟁사로 옮겨가는 조건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장비용 핵심기술을 빼내려다 적발됐다.

1월에는 반도체 제조업체인 H사의 간부가 20GB 분량의 설계도를 반출하려다 잡혔다.

첨단기술이 표적=산업스파이 활동은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의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후발업체의 추격이 거센 휴대전화 기술은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중국과의 휴대전화 분야 기술격차가 2년 정도로 줄어든 이유는 기술 유출 및 핵심 기술인력의 전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LCD 분야에서도 한국은 대만 등 후발국 업체의 맹추격을 받고 있어 기술 보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핵심기술 유출을 막아라=반도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사내 데스크톱의 범용직렬버스(USB) 포트를 아예 봉인했다. USB 저장장치를 활용한 자료 복사를 전면 금지한 것.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도 사내 데스크톱의 USB 포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D나 노트북PC 등을 부서장 허락 없이 무단 반출할 수 없도록 서울 중구 태평로 본관을 비롯한 전국 사업장에 X선 투시기를 운영하고 있다. 수원과 기흥의 연구소 직원과 방문객은 입구에서 카메라폰 렌즈에 봉인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삼성전자는 e메일을 통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기술 관련 용어나 약어 등이 들어 있는 내용은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팬택도 김포공장 내 카메라폰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전자분야산업보안협의회 노화욱 회장은 국가경제와 기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첨단기술 유출을 예방하려면 기업의 보안시스템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태한 허진석 freewill@donga.com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