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쿠엘류 탄핵?

Posted April. 01, 2004 23:14,   

日本語

지난달 31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약체 몰디브와 0-0으로 비긴 뒤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내부는 물론 축구전문가, 팬들이 그의 지도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경질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쿠엘류호는 지난해 10월 베트남(0-1)과 오만(1-3)에 연패를 당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정신력을 가다듬어야 할 마당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20위나 아래인 몰디브(142위)와 다시 비겼으니 쿠엘류 탄핵 주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축구협회는 대표팀이 귀국하는 대로 기술위원회를 열어 몰디스 쇼크 후속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히딩크와 쿠엘류=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장악하고 파워프로그램으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세종대 교수)은 히딩크 전 감독과 쿠엘류 감독을 비교해선 안 된다. 선수들을 몇 개월씩 맡기고 모든 지원을 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는 쿠엘류 감독에겐 카리스마가 없다고 말한다. 선수들을 장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 여기에 축구 색깔도 불분명하고 선수와의 의사소통, 코칭스태프의 역할분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원군이어야 할 협회와의 관계에서도 수동적인 자세라는 비판이다.

자만에 빠진 선수와 협회=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애국심과 사명감보다는 상업적인 것에 휘둘린다. 스폰서나 신경 쓰고 대표팀을 단순히 몸값을 올리는 기회로만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월드컵을 통해 눈만 업그레이드 됐다.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보다는 다른 것에 신경을 쓰니 제대로 경기에 임할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표팀 구성과 선수소집, 훈련 등에서 기술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쿠엘류의 거취 및 향후 일정=대표팀은 2일 오후 귀국한다. 협회는 다음주 중 쿠엘류 감독을 출석시킨 가운데 기술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협회는 쿠엘류 감독의 계약기간은 7월 아시안컵 본선까지 보장돼 있다며 경질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엘류 감독에 대한 축구인의 불신과 팬들의 실망이 워낙 커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쿠엘류 감독은 몰디브와의 경기가 끝난 뒤 모두 내 책임이다. 다시는 이런 결과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28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9일 베트남과 예선 3차전을 벌인다.

쿠엘류 감독에게는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