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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타고 그림속으로...

Posted January. 14, 200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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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대자연의 풍광을 음미하는 것. 그게 스키의 매력이다. 스키를 알피니즘(산악활동)이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호사를 누리는 스키어는 많지 않다. 만원버스처럼 복닥거리는 슬로프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리프트 타는 데만 안달하는 스키어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앗피고원에 가거들랑 발아래 눈만 보지 말고 고개 들어 설경도 즐길 일이다. 중력저항 스포츠인 스키. 나를 끌어당겨 내동댕이치려는 거센 중력을 기술과 근력으로 억제하며 멋진 다운힐로 속도감을 즐기는 이 운동의 즐거움도 이런 수려한 풍광에서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제 설원의 트레일(스키 코스)로 눈을 돌리자. 호텔이 들어선 산 아래 베이스(해발 502m)가 내려다보인다.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는 정면의 트레일은 중턱에서 단 한 번의 꺾임만으로 정상과 베이스를 잇는다. 고도차 800m에 거리 3km의 이 트레일(하야부사 코스)은 활주로를 연상케 하듯 반듯하고 넓다. 전 세계 90여개 스키장을 섭렵했지만 이런 고도차에 이렇듯 길고 넓은 직선주로 트레일을 만난 적은 없다. 우회길(야마바토 코스)도 5.5km나 된다.

마에모리산 역시 활동 중인 화산으로 후지산처럼 삼각뿔 형상이다. 이런 산에서는 트레일이 정상에서 부채꼴로 퍼져 나간다. 베이스는 3개, 트레일은 20개.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는 트레일은 모두 넓고 길다. 3km와 4km급이 1개씩이고 대부분 2km(8개)와 1km급(7개)이다. 짧아도 900m. 앗피베이스 정면의 베이스 부근 트레일은 폭이 100m나 된다.

앗피고원 스키장에서는 리프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트레일 폭이 넓기도 하지만 스키장 규모가 워낙 커 아무리 스키어가 몰려와도 붐비지 않기 때문이다. 주간리프트는 오후 3시반경 운행이 중단되지만 야간스키 트레일의 리프트는 중단 없이 오후 8시까지 운행된다. 야간 트레일은 앗피베이스 정면의 산중턱까지다.

드디어 다운 힐. 정상 아래 직벽 트레일에 들어섰다. 뭉쳐지지 않는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습기를 머금지 않은 눈으로 습설의 반대)의 눈이다. 정설하지 않은 파우더 눈에서의 스키잉은 환상적이다. 회전시 휜 스키가 복원되면서 방출하는 힘에 의한 스키의 바운싱(되튐)이 눈 속에서 스키어를 부드럽게 부양시켜 둥둥 떠다니듯 스키를 탄다. 앗피고원은 눈 내린 직후 이런 파우더 스키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애프터스키(After ski스키 후 휴식활동)도 앗피고원 스키장의 매력. 고층의 호사스러운 리조트호텔(그랜드호텔, 타워, 빌라, 아넥스 등 네 종류)에는 야키니쿠(고기구이)와 일본 중국 서양 음식을 내는 식당이 22개나 된다.

온천(약알칼리성)도 있고 온천파티오(온천장)에는 노텐부로(노천온천)도 있다. 메인베이스 휴게소에는 3001100엔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넓고 편안한 푸드 코트가 있다. 베이스에 위치한 호텔은 스키인 스키아웃(현관에서 스키 신고 벗기)이고 다른 숙소도 베이스까지 걸어서 5분 이내 거리다. 곤돌라 2개 가운데 자이라(길이 3494m)는 일본 전국의 1000여개 스키장 가운데 최장이다.



조성하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