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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씨 집 100억대 강도

Posted June. 23, 200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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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재미사업가 김영완씨(50해외체류) 집에 지난해 7인조 떼강도가 들어 100억원가량의 금품을 강탈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사건은 관할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당시 청와대측의 압력으로 상급기관에 관련 보고도 하지 않았으며 돈의 성격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23일 피해 액수가 크기 때문에 서울 경찰청에 보고해야 할 사안이었는데 청와대에서 압력이 들어와 서대문 경찰서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정보라인을 통해 사건 발생을 전해 들었으나 막상 관할서에서는 보고가 없어 이상하게 생각해 확인해 보니 청와대측의 압력이 있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특별검사 조사결과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있던 2000년 4월 현대 측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150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돈세탁을 거쳐 현금화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실장이 돈의 성격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김씨와 입을 맞춘 뒤 경찰에 외부에 공개하지 말 것을 부탁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7인조 떼강도가 김씨의 집에 들이닥친 것은 지난해 3월31일 오전. 이들은 당시 김씨의 운전기사였던 김모씨(40)와 공모해 김씨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집에 침입, 김씨와 부인, 딸 등 모두 5명을 흉기로 위협한 뒤 김씨의 서재에 보관돼 있던 100억원 가량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김씨의 서재에는 당시 여러 개의 가방에 담겨있던 현금 7억원과 미화 5만달러, 100만원권 자기앞 수표 24장, 각종 채권 300여장 등 총 100억원가량이 보관돼 있었다.

당시 김씨가 집에 보관하고 있던 돈은 현금, 채권 등을 합해 모두 100억원대로 상식적으로 개인이 집안에 보관하기에는 너무나 큰 액수이지만 경찰은 이 돈이 어떤 목적으로 보관되고 있었는지, 어디서 난 돈인지를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

김씨가 사건 발생 12일이나 지난 뒤인 4월 11일에야 경찰에 출두해 진술한 배경도 의문이다. 김씨가 10여일이나 지난 뒤 피해조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누군가와 입을 맞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당시 경찰 내부에서 제기되었다는 것.

범인들에게 범행을 사주한 김씨의 운전기사 김씨가 부정한 돈이니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해 준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후 현금 7억원과 5만달러만 나눠 썼으며 100만원권 수표와 각종 채권은 사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집에 침입한 7명외에 다른 2명은 범행 모의과정에 참가했으며 9명 중 모의과정에 참가한 1명을 포함해 2명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서대문경찰서에서 수사를 지휘했던 문귀환 마포경찰서 수사과장은 피해자 김씨가 공개를 원하지 않은데다 미검거된 범인들을 잡기 위해 언론에 알리지 않았고, 범인들을 다 잡은 뒤 서울경찰청에 보고하려 했으나 잔당 검거가 늦어지면서 아직 보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