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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약속 왜 안 지키나

Posted June. 11, 200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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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예정됐던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2차 당국간 회담이 북한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리측이 사전에 대표단 명단을 보내고 북측의 참석을 기다렸으나 그들은 약속한 날짜까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금강산 당국간 회담은 4월 초 임동원() 특사의 방북 때에 합의한 내용 중 하나다. 북측이 지난달에 일방적으로 보이콧한 남북 경협추진위 회의와 경제시찰단 파견 건도 임 특사의 방북 보따리에 들어 있던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임 특사 방북 때에 남북이 합의한 내용들 가운데 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을 제외하면 실천에 옮겨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북측이 이처럼 남북한간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북한에도 이롭지 못할 것이다. 이번에 열지 못한 금강산 당국간 회담은 지난해부터 줄곧 논란이 돼온 금강산 육로관광 및 관광특구 지정 문제를 마무리짓기 위한 중요한 자리였다. 경제적 측면에서 이 사업의 수혜자에 해당하는 북측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근본 대책을 논의하자는 회의를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북측이 이처럼 사전 통보도 없이 남북한간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동은 국제사회가 북측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북측이 당면한 최대 현안이 북-미관계 진전이라고 하나 미국 입장에서 약속 안 지키는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최근 북측은 9월 남북 축구팀의 서울 경기에 합의하고 통신분야 회담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하는 등 민간 부문에서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북측이 이처럼 민간 교류는 유지하면서 당국간 대화를 무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남북관계의 골간은 당국간 대화에 있으며 기왕에 합의돼 있던 대화 일정을 지키는 것은 그중에서도 기본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북측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