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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관광객 위장,체류자 급증 우려

Posted December. 01, 20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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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월드컵축구대회를 계기로 월드컵 관광객을 위장한 불법체류자들이 대거 한국에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비상 대책이 절실하다.

불법체류자의 입국은 동남아 중동국가 사람들도 문제지만 특히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중국팀이 한국에서 경기를 갖게 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월드컵 관광객과 함께 코리안 드림을 노리는 조선족동포와 중국인들이 불법 체류를 목적으로 입국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서울 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는 현재 국내에 불법 체류 중인 조선족동포가 15만20만명에 이르고 대회 이후 불법체류자가 수만명이나 늘어날 가능성이 커 엄청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이대로 월드컵을 치르면 불법체류자 문제가 큰 후유증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브로커 중개료와 목숨을 건 밀항 대신에 10만원 미만의 월드컵 입장권만 구입하면 합법적으로 한국에 올 수 있어 벌써부터 중국 현지의 여행사와 관련 기관, 한국 내 조선족동포들 사이에는 월드컵경기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중국청년여행사 왕리() 지점장은 월드컵 입장권을 어떻게 구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 오고 있다며 일본에 비해 한국으로 가는 비용이 싸기 때문에 축구팬들이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중영사관 관계자는 베이징과 선양()에서는 이미 월드컵 입장권 티켓 1장이 한국 입국사증 1장이라는 말이 퍼져 있으며 이 때문에 영사관으로 티켓 구입에 관해 문의하는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조선족동포 이모씨(34)는 중국 현지에서 수십배의 웃돈을 주고라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모두 혈안이 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중국의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입장권 구입 방법을 묻는 전화도 많이 걸려 온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그동안 수 차례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아직까지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월드컵 입장권을 확보한 외국인들에게 비자 발급과 입국을 제한할 뚜렷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주중영사관 관계자는 월드컵을 참관하기 위해 한국에 간다고 하면 사증을 내주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느냐며 진위를 가릴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불법체류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심사를 강화했다가 자칫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더욱 어렵다는 것.

법무부 관계자는 수십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체류자를 가려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불법체류자 문제가 표리관계여서 대책이 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종환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