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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참배 자중지란

Posted August. 17, 20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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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5일의 전몰자 추도식 식사 내용과 13일로 앞당긴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곤경에 빠졌다.

식사 가운데 일본 내에서 문제삼는 부분은 우리나라(일본)는 특히 아시아인에게 크나큰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며 가해 책임의 소재를 일본으로 명시한 대목이다. 이 대목은 관료들이 만든 초안에는 없었으나 총리가 직접 써넣은 것이다.

자민당의 히라사와 가쓰에이() 중의원은 말단 병사까지 나쁜 일을 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과거사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 수준을 넘어섰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유족 앞에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은 지나쳤다는 불만도 나왔다.

13일로 앞당겨 참배한 데 대해서도 역풍이 불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실현시키는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은 15일 긴급 총회를 열어 외압 굴복 국익 저해 등의 비판을 가했다. 또 내년에는 반드시 8월15일에 참배하도록 요청키로 했다.

참배를 하기 전에 신도 형식에 따라 몸을 깨끗이 하는 액막이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절차는 85년 총리로서 처음 공식 참배한 나카소네 야스히로()도 정교분리 원칙을 규정한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 않았던 것. 총리측은 헌법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나 야당측은 철저히 추궁할 태세다.

참배일 변경으로 고이즈미는 한번 한 말은 반드시 실행한다는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총리 주변에서는 성역 없는 구조개혁에 지장이 생길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개혁 반대 세력에 빌미를 줬다는 것.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는 정상회담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자세다. 그는 15일 상황이 허락하면 솔직한 회담을 통해 상호 우호를 위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측은 9월 중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어린이 정상회담과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심규선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