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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용 결제시스템 ‘개성페이’ 추진

개성공단 전용 결제시스템 ‘개성페이’ 추진

Posted March. 20, 2018 08:49,   

Updated March. 20, 201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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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될 때 근로자 임금이나 임대료를 원화로 결제하는 계좌인 ‘개성페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한이 북한으로 건네는 자금이 군사 목적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으면서 경제협력 효과를 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성식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개성공단 재개 시 관련 자금의 군사적 전용을 막을 수 있는 ‘개성페이’와 같은 원화결제방식의 적용 가능성 등을 기획재정부 등 관련 기관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대북 제재와의 상충하는 지 여부와 현재 진행중인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 간 대화 추이 등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성페이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김성식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남북경협사업의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남한이 지정계좌에 달러화가 아니라 원화로 임대료와 임금을 넣으면 북한이 이 계좌를 통해 한국에서 비군사적 물품 구입토록 하는 방식이다. 과거 경협 때는 대금이 달러로 결제돼 북한이 무기구매나 핵 개발 등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많았다.

 지난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신선하지만 남북한 대화가 오랫동안 끊긴데다 북한이 결제수단 변화에 동의할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올 들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추진 등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개성페이 도입 시 북한이 원화를 인출해 달러화로 환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비책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해당 계좌의 원화로 구매할 수 있는 남한 내 물품을 정하는 것도 추가로 검토해야 하는 과제다.

 개성페이와 비슷한 형태는 국내 시중은행에 개설돼 있는 이란 중앙은행의 원화계좌다.  한국 기업은 미국이 금융제재를 받는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 이란 원화계좌에 대금을 원화로 지급한다. 이후 한국기업이 이란에 생필품이나 가전제품 등을 수출하면 이 계좌에서 원화로 대금을 받는다. 미국 재무성의 허가를 받아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는 우회로를 마련한 것이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