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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사드갈등 풀 계기될까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사드갈등 풀 계기될까

Posted October. 14, 2017 10:58,   

Updated October. 14, 20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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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0억 달러(약 63조2800억 원)에 이르는 한국과 중국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3년 연장됐다. 이번 계약 연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얼어붙은 한중 관계에 새로운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중국과 10일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며 “기존 계약과는 기간(3년)과 규모(560억 달러) 모두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연장에 따라 한중 통화스와프는 2020년 10월 10일까지 유효하다.

 통화스와프는 각국 중앙은행이 비상 상황에서 자국 통화로 서로 돈을 빌려주는 계약이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한국 전체 통화스와프(1168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47.9%를 차지하지만 만료일(10일)이 지난 12일까지도 연장 여부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 사드 배치 이후 경제 보복 차원에서 통화스와프 계약도 연장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으며 연장협상 실무진 역시 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은 양측 간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경제 관계가 경색되고 있지만 외환 시장의 안전판을 원하는 한국과 위안 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으로선 양측이 서로 필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북한의 도발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잇따른 대외경제 악재에서 벗어날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통화스와프 연장을 계기로 한중이 ‘사드 정국’에서 벗어나 양자 협상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중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 등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관계 개선을 위한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통화스와프도 이런 접촉과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외교 당국자는 “한중 통화스와프 합의가 사드로 꽉 막혀 있던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긍정적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위한 한중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주중 대사도 조만간 쿵쉬안유(孔鉉佑) 한반도사무특별대표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을 만나 한중관계 협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국제통상학)는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 협상이 무산됐다면 중국의 사드 보복이 민간을 넘어 정부 개입으로 확대된다는 의미를 지녔을 것”이라며 “이번 연장 합의로 중국이 한국과 기존의 경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시그널을 보인 만큼 관계 개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 ·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