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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파안대소 속에 맞는 6?25 66주년

Posted June. 25, 2016 07:21,   

Updated June. 25, 20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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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김정은이 ‘화성-10’이라는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현지 지도하면서 감격에 겨워 울먹이는 이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을 부둥켜안는 사진이 23일 노동신문에 실렸다. 다섯 번 실패한 뒤 여섯 번째 발사에 성공하자 김정은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회가 컸던 모양이다. 파안대소하는 김정은 옆에서 미사일 개발을 주도해온 김낙겸 전략군사령관 등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 무력의 증진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자신감의 표출일 것이다.

 어제 국방부는 북이 22일 쏜 무수단 미사일이 최대 3500km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밝혔다. 괌의 미군기지까지 북이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게 된 만큼 유사시 미군 증원군의 한반도 전개가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김정은이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됐다”고 큰소리친 것이 근거 없는 과장만은 아니다.

 무수단 미사일의 낙하 속도는 마하 14 이하여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군은 밝혔다. 하지만 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의 요격 수단인 패트리엇 미사일(PAC-3)은 비행 속도가 마하 3.5∼5 정도여서 하층 방어가 불가능하다. 사드나 SM-3 대공미사일같은 상층 방어체계의 도입이 그만큼 절실해졌다.

 군은 이번에 일본 방위성에서 북 미사일이 1000km까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가 북이 “최대 정점고도가 1413.6km”라고 하자 1400km 이상 올라간 게 맞다고 말을 바꾸는 등 갈팡질팡했다. 미국이 제공하는 정찰위성 등의 정보를 그대로 공개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북의 동향을 독자적으로 파악할 능력이 있는 지 의문이다. 아무리 한미연합 방위능력이 막강하다고 해도 언제까지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북의 핵과 미사일에 독자적으로도 대처할 수 있도록 국방능력을 혁신적으로 강화하는 안보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재정을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망국적인 방위사업비리로 혈세가 축나지 않게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부가 북의 도발을 응징하겠다고 아무리 경고해도 말 뿐이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김정은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정부와 군이 판에 박은 ‘한미동맹 강화’ 이상의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66년 전 6·25가 발발했을 때의 무방비와 다를 바 없다. 피로써 나라를 지킨 선열들이 통탄할 것이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