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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젝트

Posted September. 10, 2013 03:40   

정지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사건의 민군합동조사위원회 결론에 의문을 제기한 영화다. 백낙청 씨의 창비가 낸 책 천안함을 묻는다의 영화판이라고나 할까. 개봉 첫날인 5일과 이튿날인 6일 164회 상영에 2550명이 봤다. 한 회 15.5명꼴. 메가박스가 7일부터 자신의 영화관에서 상영을 중단하면서 관객은 다시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메가박스는 이틀 만의 상영 중단 이유를 기대 이하의 관객수가 아니라 일부 단체의 항의와 시위 예고로 관객의 안전을 보호할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영화 상영 지지 측과 반대 측은 모두 메가박스가 밝힌 이유가 못마땅하다는 눈치다. 지지 측은 영화관이 위협을 느꼈다면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하는 것이 순서인데 경찰에 보호 요청도 하지 않고 돌연 상영을 중단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메가박스가 높은 곳에서 모종의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반대 측은 영화관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어 상영을 중단하고도 외부 압력을 핑계 삼는 바람에 불필요한 논란을 빚고 있다고 주장한다.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에 앞서 천안함 사고 유족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기각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다. 그렇다고 법원의 결정이 이 영화의 상영이 우리 사회에 유해하다고 보는 사람들의 시위나 항의까지 금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시위와 항의를 넘어서는 위협을 했다면 협박이 된다. 그런 위협이 있었다면 메가박스는 공개하는 것이 옳다.

메가박스 CJ 롯데시네마를 국내 3대 영화배급사라고 부른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영화 상영 전부터 사회적 논란으로 화제가 된 작품인데도 CJ와 롯데시네마는 상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수익성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메가박스만 수익성 판단을 잘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메가박스 같은 상업적인 영화배급사가 한 회 20명도 안 드는 영화를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위까지 감수하며 상영하리라는 기대는 애당초 무리 아닌가.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