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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2300만명인데 100만개 보유… SKT ‘유심 대란’

가입자 2300만명인데 100만개 보유… SKT ‘유심 대란’

Posted April. 29, 2025 07:42   

Updated April. 29, 2025 07:42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초유의 ‘유심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충분한 재고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심 무상교체 대책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이 커진 가입자들의 불편과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T월드 매장 2600여 곳에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진행했다. 두 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오픈런’으로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유심 부족으로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속출했다. 회사가 이날부터 가동한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시스템도 10만 명이 넘는 동시접속자가 몰리며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이 현재 보유한 유심은 약 100만 개에 불과하다. 다음 달 말까지 500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지만 교체 대상자 수를 맞추려면 턱 없이 부족하다. SK텔레콤 가입자만 2300만 명,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187만 명)까지 합치면 2500만 개의 유심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심 재고 확보 상황에 따라 교체 작업이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에 남는 유심 재고를 넘겨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SK텔레콤의 협조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만큼 유심 재고를 보유한 통신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심 대란을 틈타 일부 통신사 대리점에서 대규모 보조금을 뿌리는 등 고객 유치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단통법은 7월 말 폐지 예정으로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관련 규정 위반 여부가 있을 경우 휴대전화 유통점에 대해 조사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소송 준비 등 집단행동에도 돌입했다. 이들은 SK텔레콤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하며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진행 중이다. 이번 유심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네이버 카페에는 이날 오후 4시 반 기준 2만50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