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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오폭 11일 만에 무인기 사고… 軍 총체적 기강 해이

민가 오폭 11일 만에 무인기 사고… 軍 총체적 기강 해이

Posted March. 19, 2025 08:42   

Updated March. 19, 2025 08:42


육군의 대북 정찰용 무인기가 비행장에 착륙하다 지상의 군 헬기를 들이받아 무인기와 헬기 모두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불탔다. 공군 전투기의 민간 마을 오폭으로 주민 등 31명이 다치고 주택 142가구가 파손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1일 만에 또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폭발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이를 목격한 인근 마을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번 사고는 육군이 운용하는 대형 무인기 ‘헤론’ 1대가 그제 경기 양주시 육군 비행장에 착륙한 직후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경로를 이탈하면서 일어났다. 감시 정찰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무인기가 비행장에 서 있던 기동헬기 ‘수리온’ 1대와 그대로 충돌했다. 10km 상공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정찰하는 이 무인기는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3기 중 하나다. 1기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추락했고 다른 1기는 고장으로 해외에서 정비 중이었는데 남은 1기마저 전소돼 NLL 일대 감시 정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무인기 조종 미숙으로 인한 조작 오류, 기체 고장, 정비 결함 등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군은 어제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헬기에 탑승자가 있었거나 주변에 군인들이 있었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앞서 공군의 실전용 폭탄 오폭이 초유의 일이었던 것처럼 무인기와 헬기 간 충돌사고도 전례가 없다. ‘지금까지 사고가 없었으니 괜찮겠지’ 하는 무사안일주의가 군 전반에 깊게 배어든 것 아닌지 의심이 드는 이유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군 수뇌부 공백 속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것 자체가 느슨해진 군 기강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낸다. 군은 원인은 물론 누가 어떤 책임이 있는지, 관행에 기댄 안전 불감증은 없었는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전투기 오폭 때 공군참모총장은 “임무수행자와 지휘관리자 모두 책임의 가벼움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 뒤로도 달라진 게 없었다. 군 지휘부부터 정신 차리고 재발 방지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군 작전·훈련 때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