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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변화부터 보여주는 대국민 담화 돼야 한다

대통령의 변화부터 보여주는 대국민 담화 돼야 한다

Posted May. 19, 201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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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발표하는 대국민담화는 416 참사 이전과 이후 나라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터닝포인트가 돼야 한다. 박 대통령도 16일 세월호 유가족과의 청와대 면담에서 4월16일 사고가 있기 전과 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탄에 빠진 유가족과 국민이 슬픔을 딛고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데 합심할 것이냐, 아니면 민심이반이 가속화하고 국정운영도 위기에 빠질 것이냐가 대통령의 담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담화에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국가안전처 신설을 통한 재난방재시스템 확립, 공직사회 혁신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책도 중요하지만 유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대통령의 변화를 보여줄 때 국가 개보도 가능하다고 우리는 본다. 유가족들도 청와대 간담회에서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초석으로 나라가 좀 더 선진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안전을 지키는 최종책임자라는 인식과 함께 리더십 스타일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관료들이 실효성보다는 전시성으로 급조해 제출한 설익은 대책이 담화문 속에 섞여 있다면 국민의 실망이 커질 것이다. 국가안전처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해 재난 컨트롤타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인지, 검찰 수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대통령이 유가족 면담에서 밝힌 특검이 과연 필요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 면담에서 한 유가족은 911테러 이후 미국은 1년(실제는 2년) 동안 모든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수만(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대책을 만들었고 그 결과 더 신뢰감 있는 국가로 우뚝 서는 것을 목격했다. 우리도 그걸 한 번 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급조된 대책이 부실시공으로 귀결된다면 정부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에 빠질 우려가 크다. 담화가 실질적 집행력을 갖기 위해서는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방안도 담화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늘 담화를 발표한 뒤 우리나라가 UAE에 건설중인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우리 고급인력의 중동 진출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국익 차원의 판단이라고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그럴수록 일상으로 돌아가 본업에 충실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어린 생명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