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시도의 좌파 교육감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 혁신학교다. 이들 중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후보 불법 단일화로 교육감 직을 상실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도 재임 중 초등학교 29개, 중학교 20개, 고교 10개 등 모두 50개의 혁신학교를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354개에 이른 혁신학교는 이른바 진보 진영의 교육정책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다.
최근 공개된 2012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혁신학교들은 성적 향상도 면에서 같은 지역 다른 학교들의 30% 수준에 그쳤다. 다른 학교들이 성적을 10점 향상시켰다면 혁신학교는 3점밖에 향상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다.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고교 국어의 학생 평균 향상도를 보면 혁신학교는 -0.64%로 오히려 낮아졌고 해당 시도의 평균은 0.07%나마 올라갔다.
혁신학교에는 연간 1억원의 교육청 예산이 추가 지급되고 학급당 학생 수는 25명으로 축소된다. 경기도 일반 초등학교의 경우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0명 정도다. 예산이 늘어나고 교사 업무는 감소했으나 학업성적은 부진한 게 혁신학교의 현주소인 셈이다.
상당수의 혁신학교는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는다. 토론 수업이라고 해서 하루 종일 학교에서 수다를 떨다 집에 온다는 학부모의 불만도 제기됐다. 평가가 없으니 학생들은 아무래도 느슨한 학업 태도에 젖어들기 쉽다. 혁신학교의 전교조 교사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24.4%를 차지해 전국 학교 평균인 12.3%의 2배 가까이 됐다. 전교조 교사 비율이 절반이 넘는 혁신학교도 24곳이다. 혁신학교의 학력 저조는 친()전교조 성향 교육감의 전교조식 교육의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해도 될 것이다. 학부모들은 혁신학교라고 하면 공부도 잘 시키고 학업 이외의 면에서도 나은 학교로 생각할 수 있다. 좌파 교육감들은 혁신이라는 간판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현혹하지 말고 혁신학교에 다니면 학업 성적이 저조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야 되지 않겠는가.
평준화체제에서는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거부할 힘이 없다. 초중학교는 거주지에 따라 강제 배정된다. 고교 역시 마지막 배정 단계에선 추첨이다. 학력 실태를 보고는 혁신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수요자들이 혁신학교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들을 좌파 이념교육의 실험 대상으로 삼는 교육감들은 언제 반성할 날이 올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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