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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자존심을 걸고 바로 서라

Posted June. 10, 201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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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검사상은 이중적이다. 부정을 멀리하면서 거악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사도로 그려지기도 하고, 힘과 권력의 상징이나 그것을 남용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지난 50일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검사 스폰서 및 은폐 의혹은 영화나 TV에서 좋은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던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주었다.

어제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모 부장검사는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 모 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 모 검사장급 인사는 현금 100만 원을 받았고 다수의 검사가 식사와 술 등 향응 접대를 받았다. 부산지검 등이 조직적으로 정 씨의 진정을 받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묵살하는 등 은폐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결과는 당초 건설업자 정 씨의 충격적인 주장에 비하면 빈약한 편이다. 규명위는 정 씨의 주장 가운데 상당수는 일관성이 없고 객관적 사실과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수십 년에 걸친 의혹이라 물증 확보 등 규명에 한계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검사 스폰서와 관련한 핵심 의혹이 확인됐다.

사실 검찰의 스폰서 문화는 공공연한 비밀로 일컬어질 정도로 뿌리가 깊다. 가깝게는 작년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는 돈을 받은 검사장이 옷을 벗었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문제 때문에 낙마했다. MBC PD수첩은 그제 룸살롱 여종업원과 전 검찰 내부 인사 등의 증언을 중심으로 검찰의 또 다른 스폰서 의혹을 제기했다. 다 믿기는 어렵다하더라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다. 비리나 부정, 불법을 저지른 사람을 수사하려면 검사 자신부터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을 갖춰야 한다.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관리에 철저해야 할 이유다. 검사가 고급 룸살롱이 호화업소게 드나들기 시작하면 월급 갖고는 안될테니 스폰서를 둘 수밖에 없다. 현재 검찰이 지닌 과도한 권한 자체도 문제지만 스폰서와 유착해 법과 원칙에 맞지 않게 권한을 자의적 변칙적으로 행사한다면 더 큰 문제다.

규명위는 유사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검찰문화 개선과 검찰의 자정기능 강화를 건의했다. 필요하다면 제도든 의식이든 문화든,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꿔야 한다. 검찰이 바로 서지 못하면 검찰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