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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우병 촛불 광풍 2년, 정부는 어떤 교훈을 얻었나

[사설] 광우병 촛불 광풍 2년, 정부는 어떤 교훈을 얻었나

Posted April. 29, 201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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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도화선이 됐던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편을 방영한 지 오늘로 2년을 맞는다. 이 프로그램과 인터넷에 떠도는 광우병 괴담에 자극 받은 여학생들이 5월 2일 촛불을 들고 처음 거리로 나왔다. 좌파 단체들이 총 집결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에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5월 6일부터 전면에 나서 시위를 조직화하면서 막 집권한 이명박 정부의 퇴진 운동으로 확대됐다. 서울 광화문 도심은 3개월 이상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로 바뀌었다.

당시 시위 참가자들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기만 하면 당장 치명적인 광우병에 걸리게 되고 한국인의 94%는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선동을 그대로 믿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의 국내 판매량은 수입 쇠고기 판매량 가운데 26.5%를 차지했으며 올해 1, 2월에는 33.3%까지 늘어났다. 촛불집회의 여파가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 쇠고기 기피증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촛불집회를 광장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로 치켜세웠던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로 숨었는지 모르겠다. 2년 전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촛불집회에 대한 추적 연구와 분석이 없이 너무 쉽게 잊혀지고 있다. 촛불집회의 전말은 일부 좌파세력이 정치적 목적에서 우리 사회를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광기로 몰아갔던 뼈아픈 기억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을 구현하기 위해 차분한 반추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시위 내내 뒤로 숨는 전략으로 일관했다. 비과학적인 선동과 거짓 정보에 당당하고 냉정하게 맞서기는커녕 허망하게도 시위대의 폭력과 불법 앞에 머리를 수그리는 부끄러운 장면까지 연출했다. 2008년 8월 중순 시위가 자연 소멸하기까지 106일 동안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방치했다. 지난해 촛불시위 1년을 맞아 검찰이 미 소고기 수입반대 불법폭력시위 사건 수사백서를 펴내기는 했으나 부족하다.

거짓과 광기의 촛불집회 2년을 맞아 정부는 그동안 어떤 교훈을 얻었으며 어떤 위기극복 능력을 배양했는지 겸허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1980년대 광우병이 창궐했던 영국은 광우병이 고개를 숙인 20000년 광우병 백서(BSE Inquiry Report)를 펴냈다. 2010년 한국에서는 광우병 촛불 백서라도 펴내 후대의 경계로 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