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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불공정거래 실태

Posted February. 26, 2001 13:02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거래를 일삼은 공기업 2개사를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2월 말로 시한이 잡혀 있는 공공부문 개혁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4대 부문 개혁과제 중 공공부문이 가장 뒤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도 지난달 말 공정위 업무보고 때 공기업에 대해 철저히 감독하라고 특별지시할 정도였다.

공정위가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철퇴를 휘두르는 반면 공기업에는 솜방망이처럼 관대했다는 지적도 처벌수위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자회사 봐주기 여전

공기업이 자회사를 먹여 살리는 부당내부거래는 그간의 처벌에도 불구하고 독버섯처럼 끈질기게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로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수자원공사 등 4개 공기업은 지난해 5월2001년 1월 자신들이 출자한 한국건설관리공사에 138억원 규모의 공사책임 감리 용역을 고가의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경쟁입찰 때보다 7.920.8%나 높은 가격으로 계약해 13억7800만원을 부당지원했다. 자기 식구가 아니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99년 5월 고가 수의계약으로 자회사를 지원했다가 들켰던 주택공사와 도로공사는 이번에도 똑같은 자회사를 돕다가 적발됐다.

주택공사는 자회사 뉴하우징과 민간 주택관리업체에 분양 및 전세 주택을 위탁 관리하면서 뉴하우징에만 관리소장 인건비 4억500만원을 주는가 하면 임대료와 임대보증금을 늦게 받는 특혜를 베풀었다. 주공은 지연이자 6200만원을 받지 않는 등 총 4억6700만원을 지원했다.

도로공사는 98년 8월2000년 12월 적자를 내는 자회사인 고속도로관리공단에 임대한 14개 휴게시설에 대해 임대료 14억6500만원을 깎아주었다가 적발됐다.

민간 거래업체엔 비용 떠넘기기

공기업들은 민간 거래업체에 대해선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횡포를 부렸다. 자기가 내야 할 비용을 떠넘기거나 자재보관료 등 간접비용을 주지 않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됐다.

도로공사는 98년 2월2000년 10월 20개 거래업체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계약보증금 및 하자보증금을 이행보증서로 바꿔 돌려줄 때 반환이자 4억6900만원을 주지 않았다.

토지공사는 99년 11월 잘 팔리는 경기 부천시 상동지구 공동주택지를 판매하면서 비인기지역인 인천 마전지구 공동주택지를 끼워 팔았다. 주택공사는 경기 남양주시 청학1공구 아파트 전기공사를 하면서 검사비용 3200만원을 시공업체에 떠넘겼다.

수자원공사는 96년부터 17개 댐 및 하구둑의 휴게소와 매점을 민간업체에 임대하면서 판매가격을 자신들이 결정하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했다.

지역난방공사는 98년 23월 이중보온관 공급업체와 11억6000만원 어치의 구매계약을 한 뒤 납기가 임박해 1억7600만원 어치의 발주는 취소하고 납품받은 이중보온관은 납품업체 공장에 보관하면서 보관료를 안 줬다.

공기업 못 받아들이겠다 이의 제기

주공은 공정위 조치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반발했다. 주공은 25일 해명서를 내고 공정위가 지적한 건설관리공사 지원 행위와 자회사 뉴하우징 지원건은 사실과 다르며 이의신청 등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도 적자 휴게소가 문닫을 경우 이용객에게 큰 불편을 주므로 임대료를 면제했다고 해명했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