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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 재탕 삼탕 성범죄 대책으로 때우려 말라

[사설] 경찰, 재탕 삼탕 성범죄 대책으로 때우려 말라

Posted September. 04, 20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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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둔 엄마들 사이에서 요즘 자는 애도 다시 보자 잠긴 문도 확인하자는 말이 나온다.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동네 삼촌으로 밝혀지면서 골목길 인심까지 흉흉해졌다. 유치원생 딸을 둔 엄마들은 딸아이가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경찰이 어제 한달 간의 방범비상령을 선포하고 인력과 장비를 성폭력범죄 예방과 민생치안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방범시설이 취약한 서민주택 밀집지역과 여성들이 많은 원룸 지역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준다고 하지만 한정된 경찰력으로 언제까지 모든 골목길을 지켜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경찰청에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단속하는 컨트롤타워 격인 아동포르노대책팀을 만들어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집중 단속을 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지난 주말 동아일보 취재팀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성인전용 PC방에선 3.3m(약 1평) 남짓한 방 10여 개가 닭장처럼 차려놓고 아동 포르노를 틀어주고 있었다. 곳곳이 불법 음란물 천지인데도 경찰은 왜 지금까지 못 본 척 했는지부터 따져야 할 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라디오연설에서 성폭력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으로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008년 등굣길에 참혹한 성폭행을 당한 여덟 살 나영이 사건 뒤 이 대통령이 아동 성범죄자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상정보 공개 정도를 높여 사회에서 최대한 격리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거의 비슷하다. 그때 이 대통령이 주문했던 강력한 대책은 대체 어디다 묵혀놓았단 말인가. 당시 한나라당도 유기징역형의 상한선을 없애 아동 성폭력 범죄자의 선고 형량을 20년, 30년, 50년까지도 높일 수 있도록 형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나영이 사건의 범인 조두순은 범인 조두순은 12년 형을 받는데 그쳤다. 끔찍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재탕 삼탕 대책이 춤을 추지만 여론이 잦아들면 정부와 경찰은 태평한 일상으로 쉽게 돌아가 버리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성범죄자의 인권을 따지기에 앞서 범죄 피해자의 생명과 인권부터 챙겨야 한다. 미국에서는 성범죄 엄벌주의가 도입된 뒤 아동 대상 성범죄가 79%나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약물치료가 시행한지 1년이 넘었지만 법원의 치료명령은 단 한건에 불과했다. 전자발찌도 법률 제정 이전 범죄자까지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