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16.3% 인상” 使 “동결” 맞서 38년간 법정 시한내 합의 9번 그쳐 佛 물가지수-獨 임금인상률 등 반영 “현행 27명 거수기 방식 결정 벗어나… 전문가 참여-토론 통해 갈등 줄여야”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왼쪽)와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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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심의 기한인 이달 29일을 결국 넘겼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시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부터 1680원의 격차를 보이며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30일 열리는 회의에서 노사 간 샅바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 38년간 최저임금위가 법정 심의 기한을 지킨 것은 9차례에 불과해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올해도 법정 시한 넘긴 최저임금 결정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 양측으로부터 1차 수정안을 받은 뒤 2027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노동계는 올해 시급 1만320원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경영계는 동결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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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는 배달 라이더와 택배 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과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두고 표결까지 거치면서 내년도 임금 수준 논의는 법정 기한 직전에야 본격화됐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최저임금 의결이 데드라인을 넘기는 것이 사실상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최저임금위가 법정 기한을 맞춘 적은 9번에 그친다. 최근 10년으로 좁혀도 2023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2022년 1번뿐이다.
이는 제도상 허점의 영향이 적지 않다. 최저임금위가 법정 기한을 넘겨도 노동부 장관이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고시하면 다음 해 적용에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 심의가 노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7월 중순까지 이어진 뒤 8월 초 마무리되는 흐름이 반복됐다. 올해도 30일 1차 수정안이 제시되더라도 노사 간 격차가 커 이르면 7월 중순에야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전문가 늘리고 객관적 지표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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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소비자물가지수와 구매력 상승률 등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독일은 단체협약 임금 인상률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영국은 독립자문기구인 저임금위원회가 고용, 소득, 기업 부담 등 실태 조사를 통해 정부에 최저임금 수준을 권고한다. 프랑스도 독립된 전문가그룹이 국가 재정과 경제 전반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률 보고서를 제출한다.
역대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감안해 최저임금위의 전문가 참여를 높이고 경제, 고용 지표 등을 참고해 결정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노동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도 정부가 꾸린 ‘최저임금 제도 개선 연구회’가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노동계 반대를 넘지 못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27명 체제는 합리적인 토론보다 거수를 위한 구조인 만큼 전문가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시장의 기준금리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객관적, 과학적인 통계 기반 위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