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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도 뇌 건강 향상 가능”…3년 추적 연구 반전 결과 [노화설계]

입력 | 2026-06-16 07:30:00

하루 5~15분 꾸준한 뇌 훈련…80·90대도 긍정적 변화



태블릿 기기를 활용하는 고령 여성의 모습. 미국 연구진은 하루 5~15분 정도의 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에게서 연령과 관계없이 뇌 건강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 뇌 기능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하루 5~15분 정도의 간단한 뇌 훈련에 꾸준히 참여한 사람들은 80~90대를 포함한 모든 연령대에서 뇌 건강 지표가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댈러스 캠퍼스 산하 뇌건강센터(Center for BrainHealth) 연구진은 19세부터 94세까지 성인 3966명을 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 참가자들은 매일 5~15분 정도의 짧은 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뇌건강 지수(BrainHealth Index·BHI)’를 활용해 사고의 명료성(Clarity), 정서적 균형, 타인 및 삶의 목적과의 연결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연령과 관계없이 전반적인 BHI 점수가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80대와 90대 참가자에게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돼 뇌 건강은 노년기에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키워갈 수 있는 영역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를 이끈 로리 쿡(Lori Cook) 박사는 “BHI는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와 옥스퍼드 행복 설문지 등 검증된 평가 도구를 비롯해, 보다 복합적인 사고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과제 등 약 20개 지표를 종합한 것”이라며 “이 같은 평가를 통해 개인의 뇌 건강 상태와 시간에 따른 변화를 파악할 수 있고, 이전 측정 결과와 비교해 향상 여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의 뇌는 지문처럼 저마다 고유하며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인지 기능 저하가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기존의 통념에 도전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처음 측정 당시 BHI 점수가 가장 낮았던 참가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큰 폭의 향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로리 쿡 박사는 “가장 낮은 수준에서 시작한 사람들이 성장할 여지가 가장 컸지만, 이미 높은 점수에서 출발한 사람들에게서도 측정 가능한 개선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결과는 연령이나 성별, 학력보다 프로그램에 얼마나 꾸준히 참여했는지가 뇌 건강 개선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적극적인 참여가 뇌 건강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공동 저자인 샌드라 본드 채프먼(Sandra Bond Chapman) 박사는 “우리는 오랫동안 뇌에 문제가 생긴 뒤에야 관리해야 한다는 낡은 사고방식에 익숙했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의 뇌가 나이가 아니라 가능성에 의해 정의된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치매 예방 효과나 특정 질환 발생 감소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참가자의 상당수가 백인·여성·대졸 이상 학력자로 구성돼 있어 결과를 전체 인구에 그대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로리 쿡 박사는 “뇌 건강은 단순히 유지하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적극적으로 키워갈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신경가소성과 개인의 행동 변화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논문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6-51403-3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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