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도시/정현재 지음/280쪽·1만7000원·SIGONGSA
첨단 기술의 최전선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AI가 바꿀 도시와 그 속에서의 삶에 대해 건축가의 관점에서 사유한 책이다. AI가 도시 설계부터 운영까지 적용된다는 건 도시 자체가 지능을 가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마트 시티’에선 사람들이 의식하든 못하든 지속적으로 도시에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저자는 감각을 경험할 수 없는 AI가 인간을 데이터로만 수집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삶의 환경은 쾌적해질지 모르지만 데이터화될 수 없는 인간적인 경험은 손상될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도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기술은 모든 이에게 똑같이 수혜를 주지 않는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는 누구의 편의를 우선시해야 하는지 순위를 매긴다. 전체적인 효용은 높아질 수 있겠으나, AI가 결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배제되는 시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첨단 도시일수록 중심부가 부유해지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막대한 전기와 냉각수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도시 외곽에 건설될 확률이 높은데, 이는 변두리로 밀려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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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