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먼저 사망한 ‘대습상속’…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기준은?
가족관계 단절과 상속 구조 변화로 뒤늦게 조부모 채무 문제를 알게 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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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 빚을 상속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한 채권추심 업체로부터 예상하지 못한 연락을 받았다. 수년 전 사망한 할아버지의 채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고, 조부모와도 사실상 왕래가 끊긴 상태였기 때문에 A 씨는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실제 상속 문제였다. 아버지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상태였기 때문에 A 씨가 조부모 채무의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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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조부모보다 먼저 사망했다면?”…손자녀도 상속인 될 수 있다
민법상 상속은 원칙적으로 직계비속에게 우선 이어진다. 다만 상속인이 될 자녀가 상속개시 전에 이미 사망했거나 상속결격자가 된 경우에는 그 자녀의 직계비속이 대신 상속인이 될 수 있다. 이를 ‘대습상속’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상태에서 이후 할아버지가 사망하면, 원래 아버지가 받을 상속분을 손자·손녀가 대신 승계하는 구조다. 문제는 재산뿐 아니라 채무 역시 함께 상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류원용 변호사(류원용 법률사무소)는 “대습상속은 손자녀가 자신의 지위로 상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사망한 부모의 상속 순위를 대신 이어받는 개념”이라며 “상속은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함께 승계된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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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법원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손자녀가 아니라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부모가 조부모보다 먼저 사망한 대습상속의 경우에는 다르다.
조부모의 배우자가 생존해 있더라도 손자·손녀가 공동상속인이 될 수 있어 별도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 “독촉장 받고 처음 알았다”…3개월 기준은 언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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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채권추심 연락이나 법원 서류 등을 통해 뒤늦게 상속 문제를 알게 됐다면, 법원은 해당 서류를 받은 시점과 그 내용, 가족관계 단절 여부 등을 종합해 ‘상속인이 됐다는 사실을 안 날’을 판단할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지급명령 정본 △2차 승계집행문 △상속 대위등기 안내장 △경매절차 관련 결정경정정본 등을 받은 시점과 그 내용 등을 근거로 당사자가 자신이 상속인이 됐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판단한 사례들이 있다.
법원은 가족과 장기간 연락이 끊긴 상태였는지도 함께 고려한다. 실제 판례에서도 오랫동안 왕래가 단절된 상태에서 뒤늦게 상속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 판단 과정에서 언급된 사례가 있다.
다만 이후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문자, 통화 기록, 우편물 수령일 등 자신이 언제 해당 사실을 알게 됐는지 입증할 자료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 “상속포기만 하면 끝?”…가족관계 따라 결론 달라져
전문가들은 가족관계 단절과 이혼·재혼 등으로 상속 문제가 과거보다 복잡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본다. 상속인들이 서로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내다가 뒤늦게 채무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속포기는 가족관계와 상속 순위에 따라 다른 가족에게 채무 문제가 이어질 수 있어 무조건 포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배우자 존재 여부, 자녀 전부 포기 여부, 대습상속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류 변호사는 “실무에서는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가족들이 상속포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는 가족 구성과 채무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전문가 상담을 거쳐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추심 연락이나 법원 서류를 받았다면, 최대한 빨리 변호사 상담을 통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팩트필터|“나는 상속인이 아닌 줄 알았는데”…확인해야 할 5가지
· 부모가 조부모보다 먼저 사망했는가
→ 손자녀가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다.
· 조부모의 재산과 채무를 함께 확인했는가
→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등을 통해 재산·채무 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내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 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기산점이 될 수 있다.
· 법원·채권추심 서류를 받은 날짜를 남겼는가
→ 추후 소명 자료가 될 수 있다.
·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무엇이 유리한지 검토했는가
→ 가족관계와 채무 구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 부모가 조부모보다 먼저 사망했는가
→ 손자녀가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다.
· 조부모의 재산과 채무를 함께 확인했는가
→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등을 통해 재산·채무 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내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 상속포기·한정승인 3개월 기산점이 될 수 있다.
· 법원·채권추심 서류를 받은 날짜를 남겼는가
→ 추후 소명 자료가 될 수 있다.
·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무엇이 유리한지 검토했는가
→ 가족관계와 채무 구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