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法 “파업 시 국내 산업 전반 생산성 저하” 우려
18일 수원지법 민사31부(수석부장판사 신우정)는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파업 중이라도 사업자가 사업을 계속 운영할 자유나 기업 시설에 대해 갖는 권리가 침해돼선 안 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노조의 파업할 권리가 사업자의 권리에 무조건 우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그러면서 재판부는 “노조가 삼성전자 측에 대기 상태(생산 중단) 유지, 신규 웨이퍼 투입 중단을 요구하는 건 사업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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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이뤄질 경우 한국 경제와 세계 반도체 시장에 미칠 타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하면 생산 차질은 자동차, 가전, 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의 생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국내 산업 전반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결정에 대해 수도권 법원 노동 전담재판부의 한 부장판사는 “쟁의행위는 헌법이 도입한 기본권인 만큼 금지 가처분은 쉽게 내려지는 결정이 아니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그로 인해 침해받는 사업주의 권리를 비교해 결정이 내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법원 결정에도 예고된 파업은 강행 수순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첫날 회의를 마친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오른쪽)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첫날 회의를 마친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삼성전자는 두 차례의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법원 판단으로 인해 해당 직무의 직원들이 파업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규모가 7000여 명(반도체 부분 인력의 8.97%, 전체 인력의 5.43%)에 불과해 노조의 쟁의권을 제한하는 효과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 파업 규모가 3만 명 이상이라 필수 인력 7000여 명이 빠진다고 해도 노조의 쟁의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노조 측은 “(가처분 인용이) 사실상 쟁의행위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21일 예정된 쟁의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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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측은 “쟁의 기간 중 평일은 평일 수준의 인력을, 주말·휴일은 주말·휴일 수준의 인력으로 안전보호시설 및 보안작업을 유지하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노조가 예고한 쟁의 기간(5월 21일~6월 7일) 중 주말인 4일을 제외한 다른 날에는 평일 수준의 인력이 출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