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현의 보건과 건강]
신약은 기대와 위험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GETTYIMAGES
다만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있다. 이런 신약이 한국에서 유독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에 대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첫째 경제력이 있다. 고가 신약이라도 주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의 사람이 한국에 많다고 볼 수 있다. 둘째로 한국인은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 최신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신제품을 빨리 경험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의약품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셈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서 한국은 글로벌 제약회사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 다시 말해 최고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혁신 의약품의 그림자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신약 효과는 빠르고 강력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부작용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제도 아직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계속되고 있다. 혁신은 필요하지만, 무비판적 수용은 위험하다. 한국처럼 신약 수용 속도가 빠른 사회에서는 개인의 선택이 곧 집단적 실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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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유행은 단순한 건강 이슈를 넘어, 한국 의료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금 우리가 혁신을 선도하는 소비자인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위험을 먼저 감수하는 집단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38호에 실렸습니다〉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대한검역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