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없는 사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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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고거래 플랫폼 ‘빈티드’가 지난 4월 8억8000만 유로 규모의 2차 주식 매각을 마무리했다. 기업가치는 80억 유로(한화 약13조7000억 원)로 평가받았다. 2024년 10월 50억 유로였던 기업가치가 1년 반 만에 60% 이상 오르며 빈티드는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블랙록, EQT 등 글로벌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중고거래가 트렌드를 넘어 비즈니스 모델로 인정받게 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약 6%씩 성장해 2030년에는 444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자산 효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된 데다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ESG 가치 소비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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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인증 서비스도 고도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검증 정확도를 99%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번개장터 등 일부 플랫폼은 가품 판정 시 300%를 환불해 주는 보장 제도를 도입해 구매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신뢰도가 확보되면서 공급 구조도 개인 중심으로 재편됐다. 오퍼업의 리커머스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65%가 지난 1년간 최소 1회 이상 개인 물품을 중고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판매 경험 비율이 76%로, 평균 대비 높았다. 중고 플랫폼의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재판매 가치’를 고려하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소비재가 하나의 투자 품목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사들의 빈티드 투자를 두고 유통의 주도권이 기업에서 개인에게로 일정 부분 분산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문경 가천대 경영학 교수는 “개인이 공급의 주체가 된 분산형 네트워크가 자본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리커머스가 기존 유통 질서를 재편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하면서 유사 플랫폼에 대한 투자 확대 가능성 또한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