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평균 개화 3월 25일→12일… 벚꽃은 4월 8일 전후서 3월 말로 기후변화에 ‘꽃 없는 꽃축제’ 걱정… 정부, 식목일 3월로 변경 움직임 전문가 “지역별로 탄력적 운영을”
‘벚꽃 터널’된 합정동 거리… 당분간 평년보다 따뜻 3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활짝 핀 벚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 가운데 당분간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아침 최저기온은 5∼11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로 예보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정부와 국회에서는 ‘3월 식목일’ 논의가 다시 진행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나무를 심는 시기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서울 매화, 20년 전보다 2주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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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의 개화일이 전반적으로 앞당겨진 가운데 매화와 벚꽃이 피는 시간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매화는 부산에서 2000년대 2월 17일 피었지만 2020년대에는 2월 5일로 12일 당겨졌다. 벚꽃은 부산에서 2000년대 3월 26일, 2020년대는 3월 25일 개화했다. 매화와 벚꽃의 개화 간격이 48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봄의 전령’이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매화는 올해 부산에서 2월 6일에 피었다. 벚꽃은 48일 뒤인 3월 26일에야 개화했다.
봄꽃 나들이 특수를 노리는 소상공인들은 상춘객의 발길이 끊기는 공백기가 길어져 아쉬워하고 있다. 전남 목포에 사는 조모 씨(67)는 “10여 년 전에는 봄철에 가족들과 전남 광양 매화, 구례 산수유, 경남 하동 벚꽃으로 이어지는 봄꽃 여행을 떠나곤 했다”며 “이제는 꽃들이 제각각 피어서 함께 즐기기에 시기가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 ‘3월 식목일’ 움직임에 “지역별 탄력 대응을”
봄꽃 축제를 준비 중인 지자체는 개화 시기에 따라 축제 일정을 조율하거나 실시간으로 꽃 상태를 안내하며 관광객 붙잡기에 나섰다.
경남 창원시는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을 찾는 상춘객을 위해 웹사이트에 ‘실시간 개화율’을 공개하고 있다. 2024년 개화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벚꽃 없는 벚꽃 축제’라 비판받았던 것을 감안해 헛걸음하는 방문객이 없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대구 달성군은 4월 17일 열리는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위해 1∼20일 비슬산 정상의 날씨와 개화 상태 등을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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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나무를 심는 시기가 제각각 달라져 전국적으로 식목일을 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일찍 따뜻해진다고 식재 시기를 일괄적으로 앞당기는 것보다 나무 식재와 축제 등 지역별 기후 상황에 맞춰 식목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