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고려대 연구진, 1만5000여명 유전체 분석
국내 연구팀이 유전체 데이터 분석으로 그동안 원인을 찾지 못했던 ‘미규명 소아 신경발달장애’의 실마리를 풀었다. 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을 찾아내고 환자들의 구체적인 임상 특징을 확인했다. 사진은 한국인 미규명 신경발달장애 원인 유전자(RNU4-2)의 변이 탐색, 임상 특징 및 분자 발병 기전 요약도.(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은 채종희·이승복·김수연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와 최정민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1만 5450명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인 미상의 신경발달장애 환자 2797명을 선별해 이들의 유전자 변이와 발병 과정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신경발달장애는 전반적 발달지연, 소두증, 발작 등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최근 차세대염기서열검사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비암호화 영역’에 대한 평가는 제한적이어서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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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왼쪽), 최정민 고려대 교수.(서울대병원 제공)
해당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모두 중증의 인지 및 운동 발달 지연을 겪었고, 상당수가 걷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했다. 또한 많은 경우에 소두증, 뇌전증, 성장 부전, 안면 기형 및 백질 위축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됐다.
연구팀은 해당 변이가 유전자 정보 처리 과정인 스플라이싱을 담당하는 RNA 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바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변이가 유전자 정보 처리에 오류를 일으키며 신경 발달에 필수적인 단백질 조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결함은 결과적으로 신경 발달에 필수적인 단백질들의 조합과 기능을 무너뜨려, 광범위한 유전자 이상 및 면역·염색체·DNA 대사 경로의 이상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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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희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가 희귀질환 원인 규명에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앞으로 환자와 가족들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가 지속해서 축적되면, 기존 검사로 찾지 못했던 미규명 환자들의 정확한 진단과 유전 상담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유전학(Clinical Gene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