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한 세계/김연수,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최고은 옮김/204쪽·1만7500원·북다
신간에 실린 김연수 작가의 신작 ‘우리들의 실패’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은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개입 사건을 폭로했다가 주변인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지자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교각에 서서 밤바다를 내려다보던 그에게 ‘살아서 진실을 말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를 따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 것일까, 그는 어떤 삶을 거쳐 그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한국 작가와 해외 작가가 공통의 주제로 중단편 소설을 쓰고 그 2편을 한 권으로 묶는 기획 시리즈의 첫 권이다. 첫 주제는 ‘윤리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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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결정적 순간’에 관해 “어떤 진실을 발견한 직후에 시작해서 차츰 그 진실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보여 준다”며 “우리 시대의 윤리적 딜레마는 나의 옳음, 나의 진실 그 자체에 대한 번민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히라노는 ‘우리들의 실패’를 두고 “커다란 윤리적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 지극히 사적인 과거 경험일 수도 있다는 점을 탁월하게 보여 준다”고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