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리-장관급 등 11명 인사
규제위 이병태 文정부에 막말 논란
권익위원장엔 ‘이화영 변호’ 정일영
이북5도 황해도지사 배우 명계남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 출신인 박홍근 의원(57)을 지명했다. 이혜훈 전 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한 지 36일 만에 나라 곳간의 열쇠를 쥔 예산처 장관에 관료 대신 여당 중진 4선 정치인을 발탁한 것이다.
전남 고흥 출신인 박 후보자는 2022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장을, 이 대통령 당 대표 시절엔 원내대표를 맡아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박 후보자는 지명 직후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힘 있게 떠받치는 톱니바퀴이자 윤활유가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보수 출신 정치인을 중심으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군을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중진 의원을 발탁한 데 대해 “보수 진영 출신 인사의 경우 청문회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부산 출신인 황종우 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59)이 지명됐다. 전재수 전 장관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인한 사퇴로 공석이 된 지 81일 만이다. 황 후보자는 해수부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거쳤다.
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총리급 부위원장에는 2024년 22대 총선 ‘비명횡사’(비명계 공천 불이익) 논란의 중심에 있던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전 의원(55)이 위촉됐다. 전북 장수 출신으로 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의원은 22대 총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와 세 차례 경선을 치르면서 낙천됐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직접 설득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 의원과 박 전 의원이 각각 예산처 장관 후보자, 규제합리화 부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석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후보의 교통정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규제합리화 부위원장에는 박 전 의원과 함께 우파 성향인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명예교수(66), 삼성 출신인 남궁범 에스원 고문(62)도 위촉됐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혁신 위원 등을 지낸 이 부위원장은 과거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치매”, “기생충 정권”이라고 말해 막말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캠프 영입을 추진했지만 ‘뉴라이트’ 역사관이 문제가 돼 무산됐다. 청와대는 진보 성향 박 전 의원과 보수 성향 이 교수, 기업인 출신 남 고문을 동시에 위촉한 데 대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실용주의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원장에는 판사 출신인 정일연 법무법인 베이시스 변호사(65)가 임명됐다. 정 위원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장에는 송상교 전 사무처장(54)을 임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로는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57), 전현정 변호사(60)가 지명됐다.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에는 김옥주 서울대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주임교수(63),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이 대통령의 ‘경제멘토’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명예교수(69)가 위촉됐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인 이북5도 황해도지사에 배우 명계남 씨(74)를 임명했다. 충남 공주시 출생인 명 신임 도지사는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로 꼽힌다. 행안부 관계자는 “(명 씨는) 부친이 개성 출신인 실향민 2세”라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