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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에 죽음을” 이란 시위 재점화…美 군사개입 빨라지나

입력 | 2026-02-22 16:30:00


AP 뉴시스

지난해 12월 28일 발발 뒤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지다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가 21일 재점화했다. 거듭된 시위에도 억압적인 신정일치 체제를 강요하며 강경 진압에 나선 당국과 고질적인 경제난 등에 대한 불만으로 대학생과 시민들이 곳곳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 대한 핵 포기 등을 강조하며 중동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미국의 군사 조치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테헤란의 샤리프공대와 아미르카비르공대 등 에서는 학생들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같은 국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군주제 회귀를 주장하며 페르시아어로 왕을 뜻하는 “‘샤’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현 이란 정부와 정치체제는 1979년 왕정을 붕괴시킨 뒤 구성됐다.

일부 학생들은 캠퍼스 밖에서 진압에 나선 바시즈 민병대원들과 충돌했고 이 여파로 부상자 또한 발생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통제를 받는 준(準)군사조직으로 이번 반정부 시위 의 유혈 진압에도 투입됐다. 하메네이의 정치적 후계자로도 꼽히는 그의 차남 모즈타바가 바시즈 민병대의 실질적 수장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위 재점화로 유혈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을 비난해 왔다. 그는 20일 이란 공습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또 19일에도 이란이 핵 협상 합의를 하지 않으면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메네이, 모즈타바 등을 포함한 이란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하메네이 부자를 제거하는 방안은 몇 주 전부터 제안된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현재 보유중인 약 300kg의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희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무기를 만들 수 있는 60%의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는데 이를 20% 이하로 낮추는 식으로 미국과 합의를 모색하려 한다는 것. 다만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완전 중단을 요구하다.

미국의 공습이 개시되면 이란의 반격도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12일간 이란을 공습했을 때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망했다. 당시 이란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공격하기 전 미국 측에 공습 계획을 알리는 등 충돌 수위를 조절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현재 중동 내 13개 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최대 4만 명의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 사정권에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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