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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당대회, 김영철 빠지고 최선희 합류… ‘적대 두 국가’ 명문화 촉각

입력 | 2026-02-21 01:40:00

집행부 59% 교체 ‘권력 지형’ 재편
김정은 “불가역적 지위” 핵보유 과시
‘주석직 격상’ 당규약 개정 여부 주목
주애 후계구도 공식화할지도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0일 전날 개막한 9차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보아도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짐으로써 세계 정치 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의 향후 5년간의 경제발전 계획과 국방·대외정책 기조, 당·국가 지도부 인선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 행사인 노동당 9차 대회가 19일 평양에서 개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외적으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졌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굳혔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당 집행부 명단에서는 과거 대남 정책을 총괄해 왔던 김영철 10국 고문이 빠지고 ‘외교통’ 최선희 외무상이 새로 합류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교체도 이뤄졌다. 9차 당대회를 통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문화하는 등 대남(對南) 강경 노선을 강화하려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 한미 언급 안 한 金 “국가 지위 불가역적”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져 세계 정치 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5년 전 8차 당 대회에서처럼 핵과 미사일 개발 성과와 역량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비핵화 불가 입장을 넘어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을 통해 중국, 러시아로부터 핵보유국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당 대회를 맞아 러시아는 사상 처음으로 최대 정당인 통일러시아당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위원장 명의의 축전을 보내 각별한 지지를 표했고, 중국도 8차 당 대회와 유사한 형식의 축전을 보내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8차 당 대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거론하면서도 “정치와 경제, 국방, 문화, 외교를 비롯한 모든 방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또 “앞날에 대한 낙관과 자신심에 충만돼 당 제9차 대회에 임하고 있으며 이는 실로 커다란 변화이고 발전이며 현 단계에서의 자부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인정했던 8차 당 대회 때와 달리 우크라이나전 파병 결정으로 러시아와 혈맹을 맺은 점 등을 들어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수일간 진행될 당 대회에서 5년간의 핵·미사일 개발 방향과 군사·외교 노선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당 규약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직함을 ‘주석’으로 격상시켜 국가수반임을 공식화할지도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당 대회 집행부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39명으로, 8차 당 대회 때와 규모는 같지만 전체 59%에 달하는 23명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로그룹에 해당하는 김영철, 박봉주, 오수용, 최휘 등이 빠지고 박태성, 최선희, 노광철 등 현재 당·정·군의 핵심 간부들이 합류하면서 권력 지형도 재편됐다.

● ‘적대적 두 국가’ 못 박나

정부는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당 규약에 명문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3년 말부터 남북 관계를 ‘민족 내부 문제’가 아닌 두 적대국 관계로 다루겠다는 김 위원장의 선언이 제도화되는 첫 단계로 ‘적대적 두 국가’가 명문화되면 남북 대화 재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개회사에서 대남, 대외 메시지는 별도로 없었다”면서도 “집행부 구성에서 대남 인사가 빠져 있다고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남통으로 분류되는 김영철이 2선으로 물러나고 최 외무상이 집행부에 새롭게 포함된 것도 이 같은 대남 노선 전환을 명확히 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에서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며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당 대회 주요 및 부대 행사에서 ‘백두혈통’ 4대 세습의 핵심인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등장해 후계 구도를 공식화할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의 서열 및 역할 재조정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 부부장은 8차 당 대회에 이어 이번 집행부에도 이름을 올리고 주석단에 앉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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