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상식-SNS 등에 유행 바람 가격 비싸지만 안 시들고 보존 가능 화훼농가 “2만 소상공 생존과 직결” 진짜 꽃 대체 가능? 온라인 의견 갈려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밸런타인데이 맞이 ‘레고 보태니컬’ 팝업스토어에서 모델이 레고로 만든 장미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장난감(레고) 꽃다발은 화훼농가와 화원 종사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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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는 꽃다발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만족. 사진도 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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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재석이 지난해 12월 29일 진행된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레고 꽃다발을 들고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MBC
장난감 꽃다발은 2021년 레고가 우리나라에 ‘보태니컬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하면서 퍼졌다. 초기에는 조립 부품이 적었지만, 갈수록 부품이 늘어났고 제품도 다양해졌다. 이후 예비부부 커뮤니티, 맘카페 등에 프러포즈나 졸업식 용도로 장난감 꽃다발을 사용했다는 후기도 올라왔다.
이를 사용해본 사람은 생화와 달리 시들지 않는다는 점, 인테리어에 쓸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쨍한 색감 덕분에 사진이 잘 나온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난감 꽃다발로 프로포즈를 받았다는 한 누리꾼은 ”반영구적이라 거실에 놔뒀다. 볼 때마다 프러포즈 추억이 떠오른다“고 올렸다.
5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스토어 성수에서 열린 ‘레고 발렌타인 팝업스토어’에서 모델들이 레고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韓 1인당 연간 화훼 소비 반토막
장난감 꽃다발이 인기를 끌자 관련 업체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마케팅에 나섰다. ‘인증샷’을 중시하는 2030 세대들은 이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경우도 많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5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나온다.
화훼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화훼업계는 “자칫 생화 꽃다발이 비효율적이고 단점이 많은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며 “국내 화훼 산업에는 2만여 화원 소상공인과 다수의 화훼농가가 종사하고 있어 생화 소비는 이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진행된 ‘2025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전원에게 레고 꽃다발이 전달됐다. 진행석, 참석자 테이블 등도 레고의 식물 테마인 ‘보태니컬 시리즈’로 장식됐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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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화훼류 1인당 소비금액. 농림축산식품부
원래 졸업식, 입학식 시즌은 화훼업계의 대목이었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장미 등 생화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랐고, 구매자의 소비 방식도 바뀌었다. 요즘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는 ‘졸업식 끝나고 바로 파는 꽃다발’이라는 글을 여럿 볼 수 있다. 새 꽃다발을 사는 대신 ‘중고 꽃다발’을 사고 파는 새로운 모습이 등장했다.
화훼업계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하거나,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기 구독 서비스도 선보였다. ‘오늘 수확한 꽃’ 등 스토리텔링으로 수입 꽃보다 신선하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상품도 내놓았다.
식목일을 하루 앞둔 2016년 4월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 나무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관상식물을 고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 누리꾼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아빠가 엄마에게 꽃 선물을 하셨는데,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로 가득했다”며 “엄마가 화병에 옮겨 꽂으면서 향기를 맡으며 좋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난감 꽃다발이 기분 좋게 하는 향기까지 구현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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