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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 金’ 펑펑 운 김수철 감독 “무릎도 제대로 못 폈는데”

입력 | 2026-02-13 07:39:53

부상 딛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 극적 뒤집기
“아버지가 키운 금메달리스…감동 드라마 썼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 최가온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2.13 ⓒ 뉴스1 


 권혁준 기자 = “이것이 진짜 드라마다.”

최가온(18·세화여고)이 짜릿한 뒤집기로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순간, 김수철 감독은 엉엉 울었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 우승했다.

이 종목 3연패에 도전했던 클로이 김(미국·88.00점)은 최가온에게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최가온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안기는 동시에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한국 설상은 이번 대회 전까지 2018 평창 올림픽 이상호(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의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이었고, 이번 올림픽에서 김상겸(하이원)과 유승은(성복고)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했다. 금은 최가온이 처음이다.

새로운 역사를 쓴 순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빅에어 부문을 맡고 있는 김수철 감독은 “큰 부상을 당하고도 금메달을 땄다. (최)가온이가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최가온이 금메달을 딴 과정은 극적이었다.

2024년 허리를 크게 다쳐 기나긴 재활 끝에 다시 스노보드를 탄 최가온은 이날 결선에서도 1차 시기 때 아찔한 부상을 당했다.

스노보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최가온은 1,2차 경기에서 넘어진 후 3차 시기에 90.25점을 받아 단독 1위에 올라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6.2.13 ⓒ 뉴스1 



최가온은 스위치 스탠스로 공중 3바퀴를 도는 ‘캡텐’을 시도하다 파이프 상단 가장자리에 보드가 걸려 크게 넘어졌고, 한동안 주저앉아 있는 등 충격이 컸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최가온은 계속 경기에 나섰다. 부상 여파로 2차 시기에서도 넘어졌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기적을 만들었다.

최가온은 고난도 기술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디펜딩 챔피언’ 클로이 김을 제치고 감격스러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 감독은 최가온의 끈기와 가족의 의지로 일군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가온이가 1차 시기 때 넘어져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무릎을 펼 때 아프다고 했다”며 “2차 시기를 건너뛰고 3차 시기에 집중해도 됐다. 그런데 (최)가온이가 펑펑 울면서도 2차 시기도 뛰겠다고 말하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가온이 가족이 먼저 ‘할 수 있다’고 계속 힘을 불어넣어 줬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만류할 수 없었다. 이 올림픽을 위해 어린 나이에 다치고도 4년을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3차 시기에서는 난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변화를 줬는데, 이 전략이 적중했다. 최가온은 캡 더블 콕 720(몸의 축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옆으로 비틀어 2바퀴 회전)과 백사이드 900(파이프를 등진 상태로 2바퀴 반 회전) 등을 연달아 성공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슬로프스타일·빅에어 대표팀 김수철 감독. 2026.2.13 ⓒ 뉴스1 



김 감독은 “벤 코치와 상의해서 기술 난도를 조금 낮추기로 했다. ‘텐’ 대신 ‘세븐’으로 바꿨다”며 “전광판에 점수가 딱 뜨는 순간 금메달이라는 걸 확신했다”며 “감동적인 드라마 한 편을 썼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현지에 도착한 순간 좋은 기운을 받았다는 김 감독은 “꿈을 꾸는 것 같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펑펑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눈물자국이 선명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크게 퍼졌다.

끝으로 김 감독은 선수의 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가온이를 (금메달리스트로) 만든 건 아버님이다. 어려서부터 스노보드를 가르치고, 10년 넘게 함께 돌아다녔다. 가온이 아버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리비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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