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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與 ‘사법개혁 3법’〈1〉… 법왜곡죄, 위헌 소지에 끝까지 눈감나

입력 | 2026-02-12 23:27:00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손을 들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서 재판소원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위헌 논란이 제기된 법왜곡죄를 담은 법안이 이달 말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법왜곡죄 법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한 데 이어, 11일 재판소원법안과 대법관 증원법안을 법사위에서 가결시켰다. 민주당은 이들 3개 ‘사법개혁법안’을 24일 국회 본회의 때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왜곡죄는 위헌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각계에서 제기돼 왔다. 판검사가 사실을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한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인데, 법 왜곡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또 법관과 검사들을 위축시켜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이 대법원은 물론 법무부에서도 나왔다. 일선 판사들은 이런 조항이 판결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에게 법원을 공격할 무기를 주게 될 것이라며 공개 반대하기도 했다. 사법개혁을 지지해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마저 법이 남용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법왜곡죄 등 사법개혁안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의 주장이 대부분 관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의원총회에서 “법사위원들에게 따끔히 경고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그때뿐이었다. 법 적용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수정하자는 제안에도 법사위원들은 원안 고수를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한 법사위원은 “법왜곡죄가 있었다면 김건희 무죄도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결에 납득이 안 간다면 항소 등 사법 절차를 통해 다투면 될 일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이 법안을 “시간표대로 타협 없이 처리하겠다”고 한다. 법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판검사들이 위축되고, 이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남발되는 등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하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나중에 폭정이 행해질 때 사법이 폭정을 견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훗날 법왜곡죄를 권력 독점 수단으로 악용하는 독재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런 위험성 때문에 “문명국의 수치”라는 비판(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까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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