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위협 3대 불법행위 집중수사 특사경 인력 보강…포상금 최대 5억 검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특사경 담당자 등 실무진과 함께 부동산 투기 및 담합 특별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아파트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기 위해 조직적인 담합을 벌여온 사실상의 ‘부동산 작전세력’을 적발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 전담 조직을 대폭 확대 개편하며 시장 정화에 나섰다.
경기도는 부동산수사TF팀이 지난해 12월부터 집중 수사를 벌여 하남과 성남 등지에서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집값을 담합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지사는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는 경기도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집값 담합, 전세사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 허가 등 부동산 시장을 위협하는 3대 불법행위를 집중수사해 시장교란 세력을 완전히 발본색원하라”고 주문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후 특사경 담당자 등 실무진과 함께 부동산 투기 및 담합 특별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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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방 주도자 A 씨는 이러한 수법으로 시장 가격을 왜곡시킨 뒤, 본인 소유 주택을 10억8000만 원에 매도해 약 3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피해를 본 공인중개사 4곳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 중개사들은 “정상적인 매물을 광고해도 밤낮없이 걸려 오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로 인해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영업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성남에서도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 역시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가격을 담합하는 것은 물론 담합 가격 밑으로 나온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리스트까지 만들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들끼리 순번을 정해 직접 리스트에 오른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고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해당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용인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이 ‘친목회’를 결성해 비회원과의 공동 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 카르텔을 형성해 영업을 방해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공인중개사들의 친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기도는 채팅방 대화 내역, 민원 접수 로그 등 현재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전경
김 지사는 12일 오후 ‘부동산수사TF’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해당 조직을 ‘부동산시장 교란특별대책반’으로 확대 개편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비공개로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 TF’를 발족해 가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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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담합의 특성을 고려해 파격적인 유인책도 내놨다. 우선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공익 제보자에게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자진 신고 감면제’를 활성화해 내부 결속을 무너뜨릴 계획이다. 부동산 거래 가격을 허위로 신고했더라도 조사 시작 전 자수하면 과태료를 100% 면제하고 조사 시작 후라도 협조 시 50%를 감면해 준다.
김용재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조직적인 담합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도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