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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 언론인에 징역 20년…서방 “홍콩의 법치 무너졌다”

입력 | 2026-02-09 14:58:00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국가보안법 적용해 중형 선고



AP 뉴시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이자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78)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라이는 의류업체 ‘지오다노’의 창업자이자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 사주로,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특히 빈과일보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를 지지하는 논조의 보도를 계속하며 중국 정부의 반감을 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은 9일(현지시간) 열린 선고공판에서 라이에게 적용된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 혐의 등 총 3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라이의 중대하고 심각한 범죄 행위를 고려한 결과 총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에서 라이는 기소된 세 가지 혐의 모두의 배후임이 분명하므로 무거운 형벌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구체적으로 라이가 2019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빈과일보(애플데일리)를 플랫폼 삼아 전직 임원 6명 등과 공모해 선동적인 출판물을 제작한 혐의,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미국을 포함한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 등에 대해 유죄 판결을 했다.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2021년 6월 24일자로 폐간된 빈과일보 사주였던 라이는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인 2020년 8월 체포됐고,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중국이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뒤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시행하면서다. 

이날 법원이 선고한 징역 20년은 라이가 현재 78세의 고령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서방국 지도자들은 라이의 석방을 요구해 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시민권자인 라이 문제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거론하기도 했다.

라이의 선고에 앞서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성명을 통해 “그의 재판은 언론 자유를 무시한 가짜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홍콩에서 법치주의는 완전히 무너졌다. 언론의 자유가 전 세계 어디에서든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국제 사회는 지미 라이의 석방을 위해 더욱 강력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경없는기자회도 이번 판결이 “홍콩 언론 자유의 미래에 대한 결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 정부는 “라이는 공정한 재판을 받았으며 비판자들이 홍콩 사법 제도를 폄훼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홍콩 당국도 라이 사건이 “언론의 자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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